탈모 고민하던 삼성 직원,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한 사연은

삼성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사내 아이디어 지원해 스타트업 분사 기회 제공
KES에서 전시관 열고 우수기업 10개사 전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의 'C랩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비컨 전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 20대부터 탈모에 시달려 온 박민석 비컨 대표. 삼성전자(005930)에서 12년 간 근무하다가 2020년 말 스타트업으로 독립해 회사를 차렸다. 삼성전자 재직 중에도 늘 탈모 치료 방안을 고민하던 그는 2019년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에 지원해 선발됐다. 이를 통해 2년(2019~2020년) 간 현업을 떠나 탈모 관리 솔루션 개발에 매진했다.


박 대표는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어 2020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미국 CES에 전시했다. 같은 해 7월 스마트 디바이스 쇼(KITAS)에서는 혁신 스마트기기(TOP 10)로 선정됐다. 박 대표가 개발한 제품은 사람에 따른 두피 타입을 측정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성분과 수백가지의 시중 헤어제품 중 적합한 제품을 자동분석으로 찾아줘 효율적인 탈모 관리를 돕는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박 대표는 2020년 말 삼성전자에서 나와 스타트업을 차렸다. 회사명인 ‘비컨’은 ‘비 컨피던트’(Be confident)의 줄임말로 탈모인들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겠다는 뜻이다. 지난 7월에는 사물인터넷(IoT) 진단 디바이스, 두피 진단 솔루션, 인공지능(AI) 맞춤형 제품 추천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서울시 대표과제로 선정됐고 스페인·베트남·싱가포르·일본 등 글로벌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대부터 탈모로 마음고생을 많이 해 탈모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는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시도를 하게 됐다”며 “삼성전자와 함께 최근 출시한 신제품을 선보이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전(KES) 2022' 내 'C랩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비컨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의 한 사례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스타트업 육성 지원 뿐 아니라 글로벌 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협력, 홍보 기회 등을 제공하며 성장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4~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전자전(KES) 2022’의 자사 부스 옆에 ‘C랩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한다. ‘C랩에서 혁신을 만나다’를 주제로 연 135㎡ 규모의 전시관에서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 우수 과제 2개와 스핀오프 스타트업 4개 사,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4개 사를 전시한다. C랩에 대한 소개와 지난 10년 간의 주요 성과·지표, 소개 영상 등도 전한다.


C랩 전시관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은 관람객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기술을 고도화하고 판로 개척 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 ‘C랩 아웃사이드’ 참여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담당자 상담도 진행한다.


비컨은 C랩 인사이드로 시작해 분사한 ‘스핀오프’ 4개 사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 비컨과 함께 스핀오프 전시 기업으로 참여한 ‘링크플로우’(웨어러블 카메라·안전 모니터링 솔루션)는 융합신기술 부문에서, C랩 아웃사이드로 참여한 ‘메디프레소’(듀얼 티캡슐 머신)는 스마트리빙 부문에서 각각 KES 혁신상을 수상했다. 2016년 10월 분사한 링크플로우는 3년 연속 미 CES 혁신상을 수상했고 총 2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



관람객이 'C랩 전시관'에 참여한 스타트업 링크플로우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C랩 인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산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운영하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85개 과제에 약 160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선정되면 1년 간 현업을 떠나 아이디어 구현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독립된 연구 공간과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2015년부터는 사내에서 사업화하기 어려운 우수 과제들을 분사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 제도를 신설했다. 2018년에는 C랩을 외부에 개방한 ‘C랩 아웃사이드’를 만들어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으로도 기술력 있는 IT 스타트업 육성에 힘써 삼성전자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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