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의 우세종이 ‘A형 H3N2’ 바이러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와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형 H3N2는 독감 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강한 바이러스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달 16일 3년 만에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청이 9월에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 18~24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이 의심되는 독감환자 전체 분율은 4.9명이다. 어린이의 경우 분율은 더욱 올라간다. 1~6세는 7.9명, 7~12세는 6.4명이다.
독감은 독감 만으로도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에 감염되면 폐렴 발생 위험은 최대 100배, 1주일 내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10배, 뇌졸중 발생 위험은 8배 증가한다.
방역 당국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독감까지 유행할 경우 증상이 유사해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환자 중증도도 올라갈 수 있다. 더욱이 올해 유행을 주도할 A형 H3N2 바이러스는 독감 바이러스 중에서도 제일 강력해 적극적인 독감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의견이다.
A형 H3N2는 1968년 홍콩에서 유행이 시작됐다. 이듬해인 1969년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감염됐다. 이 중 100만 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에서는 A형 H3N2의 중증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도가 'A형 H1N1'보다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A형 H1N1은 1918년 전 세계에서 수천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날부터 만 6개월 이상 만 13세 이하 어린이 중 한 번만 독감 백신을 맞는 어린이와 임신부는 무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접종 일정에 맞춰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