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守法] DAO, 회사를 대체할 것인가?

법무법인 태평양 박종백 변호사
'토큰으로 행사권' 평등한 조직 가능…법적지위는 아직 불분명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DAO는 탈중앙화 자율적 조직(Decentralised Autonomous Organisation)을 의미한다. 탈중앙화는 사실상 대표와 이사회 없이 조직의 모든 멤버가 출연자금비율 등에 따른 의결권을 가진다는 의미다. 사람의 개입없이 미리 정해둔 프로토콜이 알아서 자금의 지출, 배당금지급 등의 실행을 하며 인적, 물적 요소를 갖춘 조직으로 기능한다.


회사는 인위적으로 설정된 법적 주체로서 자본주의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모든 조직원들의 직접 참여와 활동의 다양성을 다 담아내기에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탈중앙화와 투명화, 자동화에 사람들은 기대를 갖고 DAO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접근성과 직접 민주주의에 더 근접하다는 등의 가치도 중시한다.


최초의 DAO는 2017년에 생긴 The DAO라는 이름의 일종의 공동투자조직이다. 공통의 전자지갑으로 이더를 투자하고, 각 투자자가 투자지분율에 상당하는 의결권행사를 통해 투자대상을 정한 후 수익을 지분비율대로 배당하려 했는데, 해킹으로 중단됐다. 그 여파로 주춤하다가 DAO는 다시 공동의 투자, 창작,기부, 도시건설등 다양한 분야로 번졌다.


DAO를 운영하는 일반적 구조를 보자. 최초의 핵심멤버들이 목적과 활동범위를 정관으로 정하고, 자율적 운영을 구현할 알고리즘을 개발한 후, 일반 멤버들로부터 자금 출연을 받아 공통 금고(전자지갑)에 보관한다. 멤버에게는 지위를 표창한 NFT이나 지분권에 비례한 토큰을 발행하기도 한다. 대외적 행위를 하거나 출연받은 자금을 구체적으로 지출할 때, 정관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일 때 멤버들의 온체인 의결을 거친다.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 측면에서 보면,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개념의 토큰들이 자산이 되고 기존의 부동산, 증권 같은 자산도 토큰화되는 데서 더 나아가, DAO는 회사와 조직의 형태까지 실질적으로 변화시켜 블록체인의 꽃을 피울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와이오밍주과 테네시 주에서는 발빠르게 법률을 개정, DAO를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rporation,LLC)의 한 유형으로 인정했고 DAO LLC자체가 법인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대부분 국가의 법 체계 내에서 DAO가 갈 길은 멀다. DAO의 법적성격을 어떻게 설정할지,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 DAO자체와 멤버들 중 누구를 상대로 권리를 가지며, 어느 범위의 재산에 대해 집행을 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DAO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규제를 어떻게 만들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런 고민들을 풀기 위해 DAO의 성격을 조합이나 유한책임회사등으로 구성하고, DAO가 필요한 대외적 행위와 업무를 어떻게 수탁자에게 위탁할지 등에 대한 이론적, 실무적 형태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DAO라는 새로운 조직의 형태를 통해 공동체 내의 여러가지 긍정적 목적과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선한 욕구가 달성될 수 있도록 법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가 본격화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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