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신규 지원 조기 종료…'치료제 주권' 포기하나

올 4차로 기업선정 마무리
3차 지원땐 지정업체 없어

셀트리온 연구원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셀트리온

정부가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을 통해 진행 중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신규 지원이 조기 종료된다. 치료제·백신 개발업계는 갑작스런 정부 지원 사업 종료에 혼란에 빠졌다. 게다가 내년 예산 배정도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셀트리온(068270)의 ‘렉키로나’ 이후 새로운 국산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치료제 주권’을 포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KDDF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접수 마감한 ‘2022년도 4차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 신규지원 대상과제 통합공고’를 마지막으로 신규 접수가 종료된다. 지난해에는 5차까지 진행했던 사업을 올해는 예고도 없이 4차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2021회계연도 결산 서면 질의서를 통해 공모 주기를 분기에서 격월로 조정하며 지속해서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불과 한 달 만에 사업이 없어진 셈이다. 묵현상 KDDF 단장은 "4차 지원 기업 선정에만 2달여가 소요되는 만큼 올해는 5차 공고가 시간상 불가능하다"며 "12월 초 올라올 내년 예산안을 통해 관련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지원사업 조기 종료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지원 중단의 시그널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임상 중인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며 개발을 장려하고 있지만 현실성 없는 까다로운 기준 탓에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가 어려워 환자 모집과 함께 임상 자금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그나마 시행 중인 지원 사업마저 예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고없이 중단돼 날벼락을 맞았다"고 한탄했다. 실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예산은 2021년 1528억 원에서 2022년 3210억 원까지 늘렸지만 , 치료제 개발 사업의 경우 올해 지원 업체가 단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치료제 임상지원 목적으로 확보된 475억 원의 예산은 불용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달 22일 공개된 2022년 3차 신규과제 예비 선정 결과에서는 사업 시행 이후 처음으로 선정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제넨셀, 현대바이오(048410),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앤데믹 전환은 물론 일양약품(007570)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신약개발 특수를 활용한 주가 부양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국정감사에서 특정 개발사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조기에 불씨를 꺼버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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