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널뛰기 왜?…①커진 불안감 ②옵션 거래혼란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국채금리 상승에 다시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25%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0%, 0.14% 떨어졌는데요. 이틀 간의 급등세가 꺾였습니다. 이날 나스닥은 한때 -2.3%까지 갔던 게 계속 회복해 플러스로 돌아섰다가 막판에 하락 마감하는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78%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영국 국채금리도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죠.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는데요.


경제지표는 좋았습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고용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을 웃돌았는데요. 좋은 수치는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부담이었습니다. 오늘은 주요 경제지표와 함께 글로벌 시장 상황, 그리고 이날 증시가 왜 이렇게 널뛰기를 했는지와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월가 비둘기 기세 꺾은 ADP·서비스지표”…“BOE, 이틀 연속 국채매입 안 하니 금리↑”

우선 증시에 마이너스 요소였던 경제지표부터 보죠. 이날 ADP가 내놓은 9월 민간고용이 20만8000개 증가해 월가 예상치(20만 개)보다 많았습니다. 상향 조정된 8월 수치(18만5000개)도 웃돌았는데요. 임금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1년 전 대비 7.8%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두 가지만 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을 높입니다.


다만, ADP의 민간고용은 참고로만 봐야 하는데요. 당초 8월 수치는 13만2000개로 이번에 숫자를 보정하면서 5만3000개가 늘었습니다. 비율로는 무려 40%나 되는데요. 앞서 ADP 민간고용이 약하게 나오면서 노동시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 외로 8월 고용보고서(31만5000개) 수치가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린 적 있습니다. 핵심인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생각보다 좋을 수 있다는 느낌 정도를 가져가면 될 듯한데요.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경제와 관련해 ADP만 강했던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날 나온 ISM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7로 전망치(56)보다 높았는데요. 미국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앤서니 니베스 ISM 협회장은 “성장세가 소폭 둔화했지만 지수가 28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안 그래도 영국 국채금리 상승에 압력을 받던 미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 국채금리는 영국 상황을 같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제 늦게 영란은행(BOE)이 4일에 영국 국채를 하나도 사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시장 개입을 시작한 뒤로 9월28~30일 간 평균 12억1000만 파운드어치의 국채를 사들였고 3일에는 2200만 파운드만 매입하면서 최대 50억 파운드 한도보다 적게 했다는 소식 이후 4일에는 실적이 ‘0’이었다는 거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에도 매입하지 않았습니다.



ADP의 민간고용 트렌드. ADP

적게 하더라도 하는 것과 아닌 것(제로)의 차이는 큰데요. 로한 칸나 UBS의 금리 전략가는 “니는 10월14일까지 BOE가 시장을 지원하겠지만 시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때만 개입하겠다는 의미”라며 “BOE의 역할은 금리에 상한선을 두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시장은 바로 반응했지요. 전날 3.7% 수준까지 내려갔던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이날(5일)에 다시 한때 4.1%를 넘어섰습니다. 하루 새 0.4%포인트(p)가 오르는 건데요. 30년 물도 4.328%까지 올라 BOE의 시장개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죠. 파운드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144달러까지 갔던 파운드화가 이날 1.12달러로 약세를 보였죠.


여기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연설도 한몫합니다. 그는 현지 시간 5일 오전11시 보수당 컨퍼런스 연설에서 “나는 우리 경제에 3가지 우선 순위가 있다. 그것은 성장과 성장, 성장”이라며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세부담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감세는 도덕적이며 경제적으로 해야 할 옳은 일(right thing)”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러스 총리의 연설 뒤 파운드화 가치가 계속 떨어졌지요.


소득세 감세 폐지를 감세안 철폐나 백기라고 전했던 국내 뉴스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대목입니다. 현재 트러스 총리는 나머지 감세안을 밀어부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재원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금융시장 혼란이 있었던 만큼 기존 지출항목을 줄이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레이션에 연동돼 있는 복지지출을 손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은데요.


정리하면, 생각보다 강한 고용·서비스 지표가 월가의 비둘기파들의 기를 꺾었고 이것이 영국의 국채금리 상승과 맞물려 미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겁니다. 영국의 경우 BOE가 나서지 않으면 국채금리와 파운드화가 바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중요하죠.


“BofA, S&P 3900~3946 예상. 어닝 시즌·광범위한 상승세 등도 기대”…“옵션 거래 몰려 반대거래 많았다” 분석도

이번엔 오후 들어 증시를 급격하게 밀어올린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는데요. 스티븐 수트메이어 기술 분석 전략가는 “뉴욕증권거래소 종목의 90% 이상이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연속 상승했으며 거래량도 긍정적이었다”며 “S&P500의 움직임은 상승 잠재력이 3900~3946임을 보여주며 화요일 종가보다 3~4%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업체 중에 상승 종목이 급증했고 이것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추가적인 주식 상승이 있다는 믿을 만한 신호”라며 “베어마켓 랠리는 (적어도 처음에는)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다. 그것은 과매도에 따른 반응이며 그 해결책은 종종 급격한 상승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는데요.


지난 번 여름 랠리 때처럼 곧 시작되는 어닝 시즌이 구세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마융유 수석 투자전략가는 “3분기 실적 발표가 멀지 않았고 확실히 2분기 때는 어닝 시즌이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줬었다”며 "지금 시장에는 어닝 시즌이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했지요.


이날 파생상품 거래에 시장이 오후 들어 급등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하비가 이끄는 웰스 파고 전략가들은 “정오 무렵에 파생상품 거래가 시장을 강타했다”며 “직원들이 거래계약 측면에서 보면 내 경력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 낮12시 이후 반등세가 강하게 지속했죠.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가 널뛰기를 했다.

웰스 파고에 따르면 3100만 달러 상당의 콜옵션을 사고 파는 과정이 있었고 이것이 장에 영향을 미쳤다는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옵션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고 이 때문에 헤지를 위한 반대거래(주식매매)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증시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대규모 옵션 거래는 일회성 요인이니 큰 틀에서는 오전의 하락장세가 전체적인 분위기였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변동성(스윙)이 큰 것이 전반적인 위험을 높이고 있다. 영국 사태와 크레디트 스위스(CS)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한두 건 사고가 더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분위기가 나빠질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하루하루의 움직임보다 며칠, 또는 주간 동향을 볼 필요가 있다”고 했죠.


실제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시장도 불안한 듯한데요. 이제는 상당 수 투자자들도 연준의 정책전환이 단기간 내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주식거래 플랫폼 e토로(Toro)의 공매도 포지션이 전년 대비 61%나 늘었다고 합니다. 공매도를 통해 최근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전략이라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요.


전문가들의 경계감도 높은데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디렉터는 “랠리는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러한 폭발에 행복하지는 않다”고 했는데요. 그는 “사람들은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이 아마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나는 앞으로 곧 시작하는 어닝 시즌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제비 한 마리가 여름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TIPS 금리를 계속 주목하라.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오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아직 더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은 많습니다. 이매뉴얼 카우 바클레이스 유럽 주식 전략 헤드는 “비둘기파로의 피봇은 약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더 많이 요구한다”며 “우리는 주식이 아직 숲을 빠져나왔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씨티그룹의 홍리가 이끄는 팀은 “주식시장이 확실히 방어적으로 변했으며 더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경기침체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어닝 시즌에 더 많은 하방위험이 있다”고 전했죠.


데일리 “피봇과 금리인상 속도 둔화는 달라 현재 혼동”…“OPEC, 90달러대 유가 원해 인플레에도 영향”

마지막으로 금리 관련 내용 더 보겠습니다. 이날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경제 방송 CNBC에 “낮은 금리에서는 지금 같은 자산가격이 정당화됐지만 나는 항상 이것이 끝날 것이라고 봐왔고 이제 시작되는 것 같다”며 “내 생각엔 장기 조정이 있을 것 같고 얼마나 심각하느냐는 연준이 얼마나 빨리 2% 목표로 돌아가고자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예전과 달리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지속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는데요.


로고프 교수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3.5~4% 정도로 내린 뒤 시간을 좀 가질 것”이라며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에 도달하기 전, 3.5~4% 수준에서 내부 논의가 있을 거라는 뜻인데요. 뒤집어 보면 그 전까지는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지속할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우리의 결심이 굳다는 데 신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을 믿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러면서 “경제의 고통을 피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좁은 길을 찾기 위해서는 극도로 데이터 의존적이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우리의 임무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데일리 총재는 피봇(Pivot), 즉 정책전환과 관련한 얘기도 했는데요. 사람들이 정책전환과 금리인상 속도 둔화를 헷갈리고 있다고 한 겁니다. 지금 시점에서 연준의 금리정책은 △상승폭 유지(0.75%p) △상승폭 둔화(0.5%p 또는 0.25%p) △인상중단 및 유지 △금리인하 등 4가지인데요.



급격한 금리인상은 언제나 사고를 불러왔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WSJ

정확히 얘기하면 피봇은 U턴이니까 금리인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속도 둔화만 해도 피봇이라고 보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는데요. 금리인상 폭이 줄어드는 것이 결국 금리인하의 신호라고 보기 때문일 겁니다. 최소 높은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생각인 연준 입장에서는 속도 감속이 인하로 간주되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 경우 연준의 생각보다 일찍 증시가 반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갈 때까지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최종금리는 4.5%일 확률이 높지만 4.9% 가능성도 보고 있으며 이는 4.5%가 되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지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매일 200만 배럴의 감산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인데요. 티미프레 실바 나이지리나 석유장관은 “OPEC는 유가가 90달러 수준이 되길 원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텐데요. 미국이 11월에 1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추가 방출하기로 했지만 다가오는 겨울과 더불어 상황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상품 전략헤드는 “인플레이션이 더 끈적거릴 수 있어 연준이 더 긴축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며 “달러강세, 채권금리상승, 글로벌 경기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죠.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생각보다 깁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경우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지속했는데요. 세계무역기구(WTO)는 에너지 가격 폭등과 금리인상에 상품교역이 위축되면서 내년 세계무역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상품수요 감소에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수 있다는 신호기도 하지만 경기침체의 전조이기도 합니다.


WSJ은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이 깨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는데요. 침체가 어렴풋이 보이는데 물가는 높고 금리는 더 올려야 하니 참으로 어렵습니다.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한데요. 그에 맞춰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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