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감사원, 文 조사? 이재명 '정치탄압' 틀 만들어줘"

진중권 광운대 교수. 성형주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면 조사를 통보했다 취소한 것을 두고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감사원의 목적은 지난 정권이 아닌 현 정권을 감시하는 데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 교수는 지난 4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감사원의 입장과 이에 대해 "무례한 짓"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문 전 대통령의 입장 모두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하고 감사 받아야 한다. 또 어쩌면 이것이 감사원의 일상적인 절차인지도 모른다"면서도 "서면 조사 한다고 (문 전 대통령이) 답변하시겠나. 그렇다고 고소를 할 수 있겠나. 실효성도 없는 건데 굳이 이런 절차를 밟아야 되느냐"고 상황을 짚었다.


이번 논란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정치 탄압'이라는 프레임을 조성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도 주장한 진 교수는 "민주당은 신났다"면서 "이재명 대표 수사를 정치적 공격이라고 했는데 잘 안 먹힌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을 끼워 넣으면 틀이 산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 교수는 "이런 절차로 이런 민감한 시기에 굳이 오해 살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앞서 감사원은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이대준씨 사건 관련,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강하게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감사원은 조사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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