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BIFF] 웃음 찾은 2022 부일영화상, '헤어질 결심' 5관왕 휩쓸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가 3년 만에 이전의 모습을 찾았다.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파티 등은 성대해지고, 관객과 영화인이 함께 호흡하는 대면 행사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축제에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설렘이 가득하다. BIFF가 다시, 영화의 바다가 됐다.



관계자들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리는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준비로 분주하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제31회 부일영화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이튿날 밤이 영화인들의 축제로 화려하게 수놓아졌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블룸에서 ’제31회 부일영화상 시상식’(2022 BUILFILM AWARDS, 이하 ‘2022 부일영화상’)이 개최됐다. 배우 김남길, 최수영이 사회를 맡았다.


부일영화상은 1958년 한국 최초 영화상으로 출범, 1973년 중단됐다가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활해 올해 31회를 맞이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나, 올해 정상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활기를 찾았다. 이날은 200여명이 참석하고 취재진도 함께했다.


시상식에 앞서 부일영화상의 트레이드마크인 핸드프린팅 행사도 진행됐다. 지난해 남우주연상 유아인, 조연상 김선영 허준호, 신인상 하준 이유미, 올해의 스타상 이솜이 참석했다.



배우 하준, 이솜, 유아인, 허준호, 김선영, 이유미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핸드 프린팅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최수영, 김남길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부일영화상에서만 받을 수 있는 유현목영화예술상은 ‘휴가’의 이란희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 감독은 “나한테 왜 이런 상을 주실까 생각을 해봤는데, 어쨌건 올해 들어서 영화제 두 개가 사라졌고 수선한 시국에서 독립 영화인들이 끝까지 자기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유무언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려 한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배우 인생에서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연기상의 주인공은 배우 이효제, 최성은이 됐다. 이효제는 서스펜스 영화 ‘좋은사람’으로, 최성은은 4년 전 촬영했던 독립 영화 ‘십개월의 미래’로 영광을 얻게 됐다.


배우 이정재는 감독으로 수상을 하게 됐다. 이정재는 첫 연출 데뷔작 ‘헌트’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이날 무대에는 차기작 촬영으로 인해 런던에 체류하고 있는 이정재 대신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올랐다. 한 대표는 “이정재가 아티스트스튜디오, 사나이픽처스 그리고 무엇보다 ‘헌트’를 관람해 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카메오로 출연했던 김남길을 바라보며 “김남길에게 감사드린다. ‘헌트’에 나온지 모르는 분들도 많다”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배우 변요한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임시완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김한민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올해의스타상은 남자 부문 ‘한산: 용의 출현’의 변요한, 여자 부문은 ‘브로커’의 이지은(아이유)가 수상했다. 변요한은 동료 배우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에 올라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트로피를 거머쥐고 “대박입니다. 대박”이라고 외치며 감격했다. 이어 “연기상 노미네이트 됐을 때는 매번 떨어졌다. 연기보다 인기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계속 하던대로 하겠다. 사랑하고 감사드린다”며 김한민 감독과 배우들에게 인사했다.


남우조연상은 ‘비상선언’의 임시완, 여우주연상은 ‘기적’의 이수경에게 돌아갔다. 임시완은 사회자 김남길이 “’비상선언’과 ‘한산: 용의 출현’ 중 어떤 영화가 재밌었냐”고 짓궂은 질문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둘 다 재밌었다. ‘어떤 영화가 더 재밌다. 훌륭하다’라고 줄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모두가 훌륭한 영화였다고 축하하는 것이 영화제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고 응수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우수 감독상은 ‘한산: 용의 출현’의 김한민 감독이 가져갔다. 김 감독은 ‘명량’ 이후 8년 만에 이순신 시리즈를 선보이며 여름 시장에서 선전했다. 그는 “관객들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와주셔서 영광스럽게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코로나라는 국난을 극복해나가면서 한국 영화계가 많이 힘들었다”며 “2019년이 한국 영화 100년사였는데 코로나를 겪고 나서 다시 대면하게 되고, 부일영화상과 부산국제영화제가 살아난 이 시기에 이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배우 박해일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부일영화상'(2022 BUIL FILM AWARDS)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남여우주연상과 최우수작품상은 모두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휩쓸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일영화상에서 배우로서 첫 수상을 한다”는 박해일은 “외국에 있을 박찬욱 감독님 새 작품 촬영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많이 수척해보이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 호흡했던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김신영 등 많은 배우들과 이 상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내 부족한 모습을 메워준 스태프, 제작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주변인들에게 공을 돌렸다.


중국에 있는 탕웨이는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영화에 출연하게 해준 박찬욱 감독님깨 정말 감사드린다. 최고의 대본을 써준 정서경 작가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헤어질 결심’이 잊지 못할 추억을 정말 많이 만들어줬다. 앞으로도 영화를 만드는 일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해외 체류 중인 박찬욱 감독도 영상으로 등장했다. 박 감독은 “두 주연 배우가 상을 못 받았다면 작품상 수상을 거부할까 한다. 만약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두배우가 상을 받았다는 것일 것”이라고 재치있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각본을 완성하기도 전에 캐스팅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말로만 내용을 듣고 출연을 결정해준 박해일, 탕웨이에게 감사드린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이하 ‘2022 부일영화상’ 수상자 명단


최우수작품상 - ‘헤어질 결심’


여우주연상 - ‘헤어질 결심’ 탕웨이


남우주연상 - ‘헤어질 결심’ 박해일


최우수 감독상 -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감독


여우조연상 - ‘기적’ 이수경


남우조연상 - ‘비상선언’ 임시완


각본상 - ‘좋은 사람’ 정욱 감독


촬영상 - ‘헤어질 결심’ 김지용 촬영감독


음악상 - ‘헤어질 결심’ 조영욱 감독


미술/기술상 - ‘한산: 용의 출현’ 정성진, 정철민 VFX 슈퍼바이저


올해의스타상 여자 - ‘브로커’ 이지은


올해의스타상 남자 - ‘한산: 용의 출현’ 변요한


신인감독상 - ‘헌트’ 이정재


신인여자연기상 - ‘십개월의 미래’ 최성은


신인남자연기상 - ‘좋은사람’ 이효제


유현목영화예술상 - ‘휴가’ 이란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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