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필두로 한 긴축 움직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약세 국면에 돌입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도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10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기업공개(IPO) 기업 수는 30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부터 작년까지 3분기 평균 31개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2015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7개년 3분기 중에선 가장 적다. 역대 3분기 중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한 2000년 80개의 3분의 1 수준에 가깝다.
3분기 신규 상장 기업은 코스닥이 25개로 대부분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기업은 쏘카(403550)와 수산인더스트리(126720) 두 개뿐이다. 코넥스 시장 상장 기업도 바스칸바이오제약, 퓨처메디신, 티엘엔지니어링 3곳에 그쳤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코스피 상장 기업(스펙·우선주 등 제외) 수는 6개로 작년 연간 20개의 3분의 1에 그친다. 2월과 4월, 6월, 7월, 9월에 단 한 곳도 상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새로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 대다수 주가가 추락하면서 상장 초기에 매각하지 않은 투자자는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8월 22일 코스피에 상장한 쏘카는 지난 7일 1만7450원으로 공모가(2만8000원)보다 37.68% 하락했다. 앞서 8월 1일 상장한 수산인더스트리 주가도 공모가 대비 18.57% 떨어진 상황이다.
작년에 상장해 1년이 안 된 새내기 종목들도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작년 10월 13일 상장한 케이카는 공모가 대비 46.00% 급락했으며 11월 3일 입성한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9만원에서 주가가 4만100원으로 55.44% 추락했다.
이외에도 작년에 코스피에 상장한 아주스틸(139990)(-37.35%), 롯데렌탈(089860)(-46.53%), 한컴라이프케어(372910)(-49.93%), 크래프톤(259960)(-61.55%), 카카오뱅크(323410)(-52.95%),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48.17%),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48.57%) 등 새내기 종목들이 상장한 지 1년도 안 돼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안팎까지 떨어졌다.
작년과 올해 코스피에 상장해 공모가보다 주가가 오른 새내기 주식은 LG에너지솔루션(60.83%), SK바이오사이언스(11.54%), 솔루엠(10.88%) 뿐이다.
이런 약세장 분위기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전체 상장 기업 수는 작년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신규 상장 기업 수는 9월까지 80개로 작년 한 해 134개보다 40% 적다. 1999년부터 작년까지 신규 상장 기업 수를 보면 2000년이 251개로 가장 많았고, 한 해 전인 1999년엔 16개에 불과해 가장 적었다.
최근 10여 년간 신규 상장 기업 수를 보면 2011년(91곳), 2012년(39곳), 2013년(93곳) 등 3년은 다소 부진했다.
이후 신규 상장 종목 수는 ▲ 2014년 113개 ▲ 2015년 177개 ▲ 2016년 139개 ▲ 2017년 128개 ▲ 2018년 130개 ▲ 2019년 129개 ▲ 2020년 112개 ▲ 작년 134개 등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평균 수준인 39개를 넘는 기업이 새로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34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고 16개 기업이 심사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