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에서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산 부품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대표적 스텔스전투기인 F 35 납품이 중단된 것처럼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 미국의 무기 생산에 타격을 주자는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10일 F 35 납품 중단 사태를 거론하며 “미군은 중국산 희토류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드러냈다”며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전략적 물자 수출 제한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라고 주장했다.
국유기업인 중국 희토그룹의 관리자 양 모 씨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사마륨과 코발트 희토류 금속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한 나라는 중국이 유일한 상황에서 미국이 어떻게 중국산 희토류를 제트기에서 배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중간재인 사마륨 산화물은 거의 100%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최종 제품인 사마륨코발트 희토 자석은 7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웨이둥쉬는 “많은 선진 무기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은 희토류 없이 불가능하다”며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발전 이익을 해칠 수 있는 군사 목적에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희토류 제품 수출을 더 엄격히 통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올 8월 F 35 전투기의 터보머신(유체 기계) 펌프에 사용된 자석이 중국산 사마륨코발트 합금으로 만들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F 35 인수를 중단했다. 이는 중국·북한·러시아 등에서 생산한 특수금속이나 합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중국 현행법과 국방부의 조달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이번 글로벌타임스의 주장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발표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슈퍼컴퓨터용 칩과 미세 공정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희토류를 통한 ‘맞대응’을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