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소비하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연일 들려오는 물가 상승에 절약형 소비가 유행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가 지난해부터 출시한 초저가 ‘자체제작상품(PB) 득템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이 1년 만에 500만개를 돌파했다. PB 시리즈의 3분기 매출은 본격적인 물가 인상이 시작된 1분기 대비 32.5% 증가했다.
짠테크란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경제적 투자를 일컫는 ‘재테크’의 합성어로 보다 적은 금액의 소비로 자산을 불리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짠테크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곳이 편의점이다. 초저가 PB 상품부터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구독 쿠폰 서비스 등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의 구독 쿠폰 서비스는 이달 기준 전년보다 이용 건수가 54% 늘었고, ‘1+1’ 상품 중 일부를 저장해 추후 수령하는 키핑 쿠폰 역시 같은 기간 사용량이 72% 증가했다. 특정 시간 대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타임 세일 이용자도 지난 달 대비 29% 상승했다.
가성비가 좋은 대용량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컬리가 지난 7~9월 마켓컬리에서 판매한 대용량 상품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7배 늘었다. 볶음밥, 만두 등 간편식 뿐만 아니라 유통 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유제품, 채소류의 대용량 판매량은 2배 가량 늘었다.
1인 가구 등이 늘며 배달비나 대용량 상품을 나눠 가지는 공동 구매족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공동 구매는 고가의 가전이나 의류, 화장품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싸게 구매할 때 이용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배달 음식이나 식재료 등의 생필품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동 구매가 진행되고 있다. 당근마켓이 지난 7월 이웃 공동구매 서비스 ‘같이 사요’를 선보인 후 관련 게시글은 전년 동기 대비 45%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 간에 배달 음식이나 생필품을 함께 사 배달비나 물건 가격을 낮추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배달 업체에서도 묶음 배달로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