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성장률 2.1%보다 낮아질 수도…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

환율 상승에 물가 상방 리스크 크다 평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역대 두 번째 빅스텝에 나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내년 성장률은 당초 전망했던 2.1%보다 낮아지겠지만 물가 상방 리스크가 큰 만큼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12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햘 결정회의 직후 배포한 의결문을 통해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3%대로 진입한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5.2%, 내년을 3.7%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상당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경제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 회복 흐름에도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는데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성장세가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발표한 전망치 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 성장률은 2.1%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금통위 의결문에서 언급한 조건 가운데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이 추가됐다. 전 세계 금융 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갈수록 커질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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