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상반기까지 특히 더 어렵다"…성장률 하향 조정 예고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에 경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예고

추경호(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재 2.5%로 잡고 있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여파가 올해보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추 경제부총리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전망치인 2.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고 내년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내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내년 상반기까지가 특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7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인 반면 내년은 2.0%로 0.1%포인트 낮췄다. 추 부총리는 “2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인 0.3%보다 높은 0.6%로 오르면서 이를 토대로 IMF가 올해 성장률을 높였다”며 “내년의 경우 IMF의 전망대로 2.0%까지 떨어질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전망보다 안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경제 둔화 양상은 ‘복합 경제위기’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미국 등) 고강도 금융 긴축으로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경기 둔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70% 이상인 나라는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외환보유액이나 단기 외채 비중 등 여러 지표에 차이가 있고 2008년 당시에는 성장 전망도 -2%였다”며 “현 상황이 외환위기 당시처럼 번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지금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단기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동시에 잠재성장률의 구조적 하락을 떠받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노동과 교육 부문의 진전이 없다면 단기 불확실성이 마무리된 뒤라도 미래가 문제”라며 장기적 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한국과 미국은 굉장히 강한 경제적 신뢰가 있다”며 “유동성 경색과 변동성이 커지면 양국 간 협력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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