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호 출협회장 “노래방 노래엔 돈 내지만, 도서관 책은…”

12일 ‘제 36회 책의 날’ 기념식에서 '출판 현실' 비판


윤철호(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노래방 노래에는 돈을 내지만 도서관 책은 돈을 안 낸다”는 비유를 들며 출판물에 불합리한 국내 현실을 비판했다.


윤 회장은 12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6회 책의 날’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닥친 국내 출판계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에는 비용을 지불하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보면서도, 복사기로 책을 복사해도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현실, 저자는 보상받아도 출판사는 보상받을 수 없는 현실, 이런 제도는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물에 대한 복제가 일상화되는 것은 물론, 콘텐츠의 활용이 늘어나도 출판인들의 권리 보호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출판 현실이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출판 산업은) ‘언제나 유사 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지만 그 어느 때 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종잇값 등 제작원가 상승은 책값 인상으로 이어지고 OTT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독자가 유출되며 온라인교육은 교육학술 출판을 어렵게 한다”면서 “구글인앱결제는 콘텐츠 가격 인상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독서 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실정이다. 출협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47.5%, 연간 종합독서량은 4.5권으로, 2019년에 비해 각각 8.2%포인트, 3권이 줄어들었다.


윤 회장은 “문화발전의 기본에는 책과 출판산업이 있으며 모든 훌륭한 문화인들은 책이 주는 수혜를 자양분으로 성장했다”며 “사회정치, 나아가 경제발전을 위해 문화와 출판산업의 발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판인들은 20세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법과 제도들이 정비되고 출판인들이 문화창조자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인정받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된 이날 기념식에서는 우리 출판문화에 대한 공로로 이건복 도서출판 동녘 대표가 은관 문화훈장을, 권혁재 학연문화사 대표와 정병국 웅보출판사 대표가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해 총 29명이 훈장과 포장을 각각 받았다.



12일 ‘책의 날' 기념식에서 이건복(오른쪽) 도서출판 동녘 대표가 은관 문화훈장을 받은 후 시상자인 전병극 문체부 차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행사에는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김대남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전병극 문체부 1차관 등 정·관·재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팬데믹 이후 3년만에 정상화된 기념식이었다. 홍 위원장 등은 모두 적극적인 지원을 확인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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