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근무 중 절반이 외부행사?…중기연구원 근태 논란

외부 행사만으로 수천만원 추가 소득도
"정책 연구에 충실한지 검토 필요"



국내 중기·벤처 분야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소속 일부 연구원들이 1년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외부 행사로 채우고 수천만 원의 추가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기업들이 큰 위기 상황에 있지만 중기연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소속 연구원들의 부실한 근무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중기연 소속 박사급 인력 38명의 근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구원들의 평균 대외활동 횟수는 41.9건으로 집계됐다. 평균 출장 횟수는 26.3건이었다. 1년 365일 중 주말 및 공휴일 등을 제외한 근무 일수 중 30% 가까이가 외부 행사였던 셈이다.


일부 연구원들은 근무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외부 일정으로 채워왔다. A 연구원의 경우 지난해 총 대외활동만 238회에 달했다. 이를 포함한 총 5명의 연구원들이 100회가 넘는 외부행사에 참석했다. 연구원들은 대외 활동을 통해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71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기고까지 합하면 외부 활동으로 인한 최고 수익은 8600만 원 대로 높아졌다. 연구원들의 평균 외부활동 수익은 1353만 원이었다.


중기연 소속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2건의 연구 보고서를 써야 한다. 연간 보고서 격인 ‘정책연구’와 비정기 보고서인 ‘중소기업포커스’ 등 각 1건씩이다. 성과급 차이가 크지 않아 일종의 할당량만 채우고 대외활동으로 추가 수익을 얻어가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해석이다.


외부 일정이 많다는 현상만으로 비판하는 건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사급 연구원에게 일괄적으로 대외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정책 전문 공공기관으로 중기연이 조직 기강을 강화하고 본연의 정책연구 기능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엄중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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