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랏빚 급증 계속되는데 與野 포퓰리즘 경쟁할 건가

한국의 국가부채 부담이 향후 5년 동안 선진 35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빨리 늘어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IMF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이 올해 말 54.1%에서 2027년 말 57.7%로 불어난다고 내다봤다. 국가채무(D1) 비율은 문재인 정부 5년간 36%에서 50%가량으로 급증했다. 공기업 부채와 연금 충당 부채 등을 포함한 국가부채(D4)는 GDP 대비 2018년 106%를 넘은 데 이어 2024년에 13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데도 여야는 여전히 단물 뿌리기식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국회 농림수산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남아도는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매년 쌀 매입에 1조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어야 한다. 민주당은 또 기초연금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올려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당시 인기 영합 정책으로 비판받았던 기본 소득·주택·대출 시리즈 공약을 확대한 ‘기본 사회’를 꺼내 들었다. 연간 50조 원이 넘는 기본 소득 재원 마련도 어려운데 모든 분야에서 기본적 삶을 보장하기 위한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윤석열 정부가 대선 공약인 ‘병사 월급 200만 원’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도 선심 정책의 대표 사례다. 정부와 여당은 기초연금을 지급 대상 축소 없이 월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부모 급여를 신설해 월 100만 원 지급까지 늘려가겠다고 한다. 취약 계층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지만 무차별적인 현금 살포는 경제 주체들의 모럴해저드를 조장하고 국가 재정을 파탄 낼 뿐이다. 미래 세대에 빚 폭탄을 떠넘기지 않으려면 사탕 나눠주기 경쟁을 멈추고 강도 높은 재정 준칙 법제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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