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분기 실적 신기록을 세우면서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 삼성전자는 하반기 불어닥친 메모리 불황으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TSMC는 3분기 실적 발표회를 열고 매출 6131억 4200만 대만달러(약 27조 5178억 원), 영업이익 3103억 2400만 대만달러(약 13조 9273억 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올랐고 영업이익은 81.5%나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예상치였던 47~49%를 웃도는 50.6%를 기록했다.

TSMC는 물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와중에도 큰 실적을 거뒀다. 이들은 3분기 삼성전자·인텔 양강 구도였던 세계 반도체 시장 흐름을 깨고 창립 35년 만에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TSMC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기존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6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3분기(10조 600억 원) 대비 약 40%가량 급감한 예상치다.

삼성전자와 TSMC의 영업이익이 극명하게 갈린 것은 사업의 종류 차이다. TSMC는 고객사의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회사다.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주문 후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높고 매출의 낙폭이 적다. 더군다나 최첨단 공정 생산성 확보로 영업이익은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3분기 TSMC 최첨단 생산 라인인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매출 비중은 28%로 2020년 3분기부터 잡혔던 5나노 매출 비중 가운데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