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늪' 빠진 中 부동산, 미분양 등 빈집 1억 가구…세계경제 부실 뇌관 부상

[도처에 금융위기 약한 고리]
신규 주택 판매 작년比 '반토막'
헝다·스마오 등 연쇄 채무불이행
中 내수 침체…글로벌경제 위협

중국 상하이에 건설중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중국에서는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그동안 묶어둔 뇌관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던 중국이 부동산발(發) 침체에 빠질 경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0년 전 7.9%에 달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 상반기 2.5%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경제 예측 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3%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도 중국 경제의 숨겨진 지뢰로 여겨졌던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을 위기론의 핵심으로 꼽는다.








시장정보 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내 100대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액은 4조 6700억 위안(약 93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나 급감했다. 중국의 월간 주택 판매액은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 추세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도 올 1~8월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이 8억 7890만 ㎡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었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경기 냉각을 확인했다.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것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다. 그로 인해 신규 주택 판매 실적이 떨어지면서 헝다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헝다그룹에 이어 양광100·자자예그룹·룽촹중궈·스마오 등이 연쇄 디폴트를 일으켰다. 여기에 부동산 개발 업체의 부실로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자 주택을 분양받은 소비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에 나서며 다시 아파트 공사가 멈추는 악순환이 형성된 상황이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3000만 가구, 분양은 됐으나 잔금 미지급 등의 이유로 비어 있는 집이 1억 가구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부동산 시장 위축과 관련 기업 부실화는 막대한 비중의 부동산 관련 대출을 보유하는 은행권에도 큰 악재로 부동산 위기가 금융위기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와 부동산 개발 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비롯한 각종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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