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하자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의 일부 서비스에서도 장애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겪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와 연계한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와 간편송금 등 핵심 서비스가 마비돼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증권의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기능도 원활하지 않았다.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이어져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의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정보 제공 요청에 응답하지 못해 데이터를 가져오지 못하는 등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들도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부터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자 타 지역에 위치한 재해복구센터로 트래픽을 분산시켜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지만, 카카오 인증시스템 정상화가 늦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16일 정오 기준 온·오프라인 결제 및 해외결제, 송금서비스, 주식·펀드 등 대부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며 “15일 카카오페이 결제 등이 안됐던 것에 대해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며 피해 규모가 확인되는 대로 후속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데이터 센터와 별도 금융사 전용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카카오뱅크는 그나마 다른 금융 계열사보다 피해가 적었지만 소비자들은 한동안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뱅크는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 중이며, 주전산센터가 비상 상황으로 운영되지 못하면 제2센터인 분당 KT IDC센터를 가동한다. 필요하다면 추가로 제3재해복구(DR)센터인 부산 강서구 LG CNS 글로벌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제2, 제3 데이터센터에 카카오뱅크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 복제·저장하기 때문에 주전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도 데이터는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는 오후 5시를 전후로 정상 재개됐지만 카카오계정으로 회원가입, 카카오톡 친구에게 간편이체 등 카카오톡 API 연계 서비스는 한동안 이용이 제한됐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카카오 금융 계열사의 서비스 마저 상당 시간 지연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는 재해 발생에 대비해 비상대책 체계를 운영하고 연 1회 비상대응훈련을 실시해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장애, 재해, 파업 등이 발생해도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업무지속성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