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풋옵션' 부담…라이온하트 상장 철회 안한다

카겜, 내년 3월이내 상장 목표
'자회사 쪼개기 상장' 우려 속
카겜·라이온간 머니게임 촉각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가 결국 내년 3월 내에 상장 작업을 진행 할 것으로 보인다. 1조 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이 이유다. 자회사 쪼개기 상장 우려가 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와 라이온하트의 머니게임 결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 임원이자 주주인 김재영 대표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3696억 원에서 최대 1조126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가 유럽법인(카카오게임즈 유럽)을 통해 라이온하트를 인수할 당시 창업자인 김 대표 등 주주 17인과 맺은 풋옵션 계약이 이유다. 라이온하트가 내부적으로 정한 수준을 충족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김 대표 등은 자신이 보유한 라이온하트 주식의 일부나 전부를 카카오게임즈에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다. 주당 매수 금액은 매수청구가 도달한 날을 기준으로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한 배수를 곱한 금액에 매수청구 당시 대상회사 발행주식총수(완전희석화 기준)를 나눠 계산한다.





기업공개 미추진 결정 시점을 내년으로 가정하면 카카오게임즈가 김 대표에게 줘야 하는 최대 금액은 1조 1953억 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다올투자증권이 추정한 라이온하트의 올해 당기순이익 1320억 원과 김 대표의 올 7월 기준 지분 35.95%(2692만 6586주), 공모가 산정 시 선정된 비교기업 6개사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 25.19배에 기반해 얻은 추정치다. 카카오게임즈의 올 상반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 약 6212억 원과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6월 차입한 6162억 원을 합쳐야 가까스로 지급할 수 있다.


만약 양사가 합의해 상장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사정은 한결 나아진다. 김 대표 등은 전체 주식의 20% 한도 내에서 5년간 연 1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다올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가 이때 필요한 현금을 3696억 원으로 예측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단기 차입해 둔 6161억 원으로 지급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옵션 계약 여파로 상장 실패에 따라 지급하지 않아도 될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김재영 대표와 이해관계인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길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김 대표 입장에서는 지분을 헐값에 넘기지 않기 위해 상장시한인 내년 3월 내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와 김 대표 간 눈치 싸움이 시작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라이온하트가 내부적으로 정한 수준을 충족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추진하지 않거나 양사가 합의해 상장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며 “또 라이온하트는 언제든지 모멘텀이 나오면 다시 상장을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상장을 완전 철회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경우는 풋옵션 계약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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