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EX, 해외 ETF강화로 ETF 왕좌 지킨다




20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왕좌를 지켜왔던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회심의 카드로 해외 ETF 강화를 꺼내 들었다. 특히 홍콩 거점을 강화하며 아시아 톱3 운용사로 도약을 꾀하는 동시에 미국 뉴욕 증시에 KODEX ETF를 직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X를 발판으로 도약한 데 대한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10년 후 300조 원으로 성장할 국내 ETF 시장의 1위를 굳건히 지킨다는 각오다.


서봉균(사진)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ETF 브랜드 ‘KODEX’ 출시 20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대표는 “국내 ETF 시장의 선구자로 지난 20년간 그래 왔듯 앞으로도 국내 ETF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나아가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현재 77조 원 규모인 ETF 산업이 10년 후인 2032년 300조 원 수준까지 성장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가능한데 삼성자산운용은 이러한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앞으로 20년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해외투자 ETF 상품 공급 확대 △액티브 ETF 시장에 우수한 상품 선제적 출시 △채권형 ETF 시장 확대 노력 △투자 솔루션이 내재된 자산 배분형 ETF 지속적 출시 등을 제시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청사진도 내놓았다. 현재 7개의 ETF를 운용 중인 홍콩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뉴욕 법인에서 ETF를 직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홍콩 시장의 경우 정책적인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 홍콩과 중국의 ETF 시장을 연결하는 ‘ETF 커넥트’ 프로그램과 홍콩·마카오와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 9개 도시를 한데 묶어 경제·기술특구로 집중 육성하는 대만구(GBA) 프로젝트로 인한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영준 글로벌ETF담당 상무는 “GBA로 한국 금융시장에 육박하는 시장이 조성되면 홍콩에 ETF 플랫폼을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0년 전 목표로 세웠던 아시아 톱3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주년을 맞아 젊은 고객들을 새롭게 유치하기 위해 로고도 새로 단장했다. 기존 빨간색의 영문 대문자 ‘KODEX’ 로고는 검은색 ‘Kodex’로 바꾸고 열기구나 맵 포인터를 떠올릴 수 있는 파란색 포인트 이미지를 추가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젊고 유연한 이미지를 통해 보다 고객 친화적인 느낌을 부각하기 위해 소문자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10월 업계 최초로 국내 ETF 시장을 개척했다. 14일 기준 144개의 KODEX ETF가 상장돼 있으며 총순자산(AUM) 규모는 32조 8000억 원으로 약 43.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2년 10월 14일 국내에 처음으로 상장된 삼성 KODEX200 ETF는 2022년 10월 13일 기준 총 4조 7843억 원의 AUM으로 국내 ETF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상장 이후 수익률이 430.8%, 연 환산 수익률(복리) 8.8%에 달한다.


김두남 ETF사업부문장은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낸 운용사”라면서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그간 해왔던 대로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