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필드의 신사’ 프레드 커플스(63·미국)가 5연속에 이어 7연속 버디 쇼를 펼치며 5년 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커플스는 17일(한국 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의 프레스턴우드C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시니어 투어) SAS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솎아내 12언더파 60타를 쳤다.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트’의 기쁨까지 누린 커플스는 최종 합계 20언더파 196타로 6타 차의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1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 원). 2017년 6월 이후 5년 3개월, 정확히는 1939일 만에 거둔 통산 열네 번째 우승이다.
1992년 마스터스 우승자인 커플스는 PGA 투어 통산 15승을 거두고 프레지던츠컵 미국 팀의 단장을 세 차례 맡았을 만큼 신뢰와 존경을 받는 레전드다. 매너가 좋기로 유명한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 화제가 됐다.
커플스는 이날 무서운 버디 행진을 펼쳤다. 5번부터 5연속 버디를 몰아치더니 후반 12번부터 마지막 18번 홀까지 7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무려 12개의 버디를 몰아쳐 2위 스티븐 알커(뉴질랜드·14언더파)를 6타 차로 따돌린 커플스는 “비현실적인 날”이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커플스와 나란히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 첫 우승에 도전했던 양용은(50)은 이날 1타를 잃고 짐 퓨릭, 스콧 던랩(이상 미국·7언더파)과 함께 공동 13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