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M&A로 단번에 美 항암시장 진출…"2027년 생명과학 매출 2조로"

[美 항암기업 8000억에 인수]
아베오, FDA 승인 신약 보유
임상·허가·마케팅 역량도 갖춰
자체 신약 진출 교두보도 확보
킹달러 불구 과감한 투자 승부수

LG화학(051910)이 미국 나스닥 상장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 인수를 결정한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의 생명과학 사업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6221억 원으로 연간 5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화학제품과 배터리 소재 등 주력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LG화학은 이번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아베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어 승인 절차나 현지 판매 등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매출도 발생하고 있어 캐시카우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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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오는 항암제 개발·임상·허가·영업·마케팅에 특화된 역량을 가진 미국 기업이다. 2002년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설립해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에 대해 FDA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베오는 올해 포티브다 판매를 본격화 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약 1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티브다는 올 8월 미국항암치료가이드라인의 권고 약제 지위(Category 1 Recommendation)를 획득하며 신장암 치료제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해 처방이 계속 늘고 있다. 아베오는 이외에도 현재 임상 3상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픽라투주맙’ 등 임상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모두 FDA 승인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LG화학은 아베오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내재화해 2027년 생명과학부문 매출 약 2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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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도 마련하게 된다. 현재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통풍, 비알코올성지방간(NASH), 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 단계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로 미국 시장 상업화 역량을 갖추게 되면서 자체 개발 신약 승인 획득 시 보다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은 보험, 약가, 유통 등 시스템이 국내와 달라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현지형 상업화 역량이 요구된다”며 “신약을 개발해 성공적으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아베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올라설 계획이다. 신약 부문은 항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은 생명과학 사업이 글로벌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 상업화 역량을 지속 강화해 현지 매출을 확대하는 한편 항암제 분야 미 임상과 허가 역량도 강화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킹달러’ 현상과 금리·물가 인상 등으로 외국 기업 인수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LG화학이 과감히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과거보다는 인수 비용이 늘어나는 등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선택한 이상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투자시기를 놓치는 것 보다 다소 비용을 더 치르더라도 준비한 것은 실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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