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로고가 눈독 들이는 '부릉'…몸값 8000억→2000억대 뚝

PEF 등 2~3곳 투자의향서 제출
실적악화에 기업가치 4분의1 토막
인수자 나타나면 기존 경영진 물러날 듯



배달 대행 업체인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매각에 바로고 등 경쟁사들과 사모펀드(PEF) 등 2~3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존 경영진이 사퇴 의사를 표했지만 계속되는 실적 악화로 지난해 8000억 원까지 거론되던 부릉의 기업가치는 2000억 원대로 떨어졌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를 운영하는 부릉이 매각 주관사 삼정KPMG를 통해 14일까지 투자 의향서를 받는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퀵커머스 기업 한 곳과 PEF 운용사인 NVC파트너스 등이 의향서를 제출했다. 바로고는 내부 의사 결정 절차를 고려해 인수 의향서 제출을 위한 기한을 더 달라고 요구했는데,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릉 매각은 메쉬코리아의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유정범 대표 등 경영진과 오케이캐피탈 등 지분을 담보로 갖고 있는 대주단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매각 초기에는 물류 대행 스타트업인 팀프레시 등도 인수를 검토했으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 대표가 2013년 설립한 메쉬코리아는 오토바이와 트럭으로 기업의 상품을 점포나 거래처에 배달해 주면서 정보기술(IT)에 기반한 물류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해 말 매출은 3038억 원으로 성장세지만 인프라 투자가 지속돼 35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인수 후보 기업들은 대체로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를 2000억 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벤처 투자자로부터 80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올 초에는 6000억~7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기업가치에 대한 사내·외의 이견이 커지면서 상반기 추진하던 투자 유치가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이후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오케이캐피탈이 유 대표 등의 지분을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해줬는데 만기가 11월로 다가오자 매각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매각을 주도하는 FI 등의 주요 주주들은 2000억 원대의 몸값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아울러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하면 기존 경영진도 이사회에서 물러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이 매각 이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강제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유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2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네이버(NAVER(035420))와 GS리테일(007070)도 각각 18.5%의 주식을 갖고 있는 대주주다. 또 현대차(005380)(8.9%), 솔본인베스트먼트(7.5%), 한국산업은행(1.8%)순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유 대표의 지분을 담보로 360억 원을 대출해준 오케이캐피탈도 매도자 측 의사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오케이캐피탈은 올 초 대출 당시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를 5000억 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이번 매각은 기존 주주와 새 인수자 간 주식 교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새 인수자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회사에 신규 자금을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오케이캐피탈 등 대주단은 일부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담보를 풀어주면서 메쉬코리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