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이 억지력을 넘어 실행 가능한 전투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이를 억제할 미군의 전력은 양적·질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미 싱크탱크의 진단이 나왔다.
18일(현지 시간) 헤리티지재단은 ‘2023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가장 큰 군사적 위협으로 핵과 미사일 병력을 꼽으며 2011년 집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무기 체계를 광범위하게 다각화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4형·15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후 다탄두 ICBM, 극초음속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미사일 역량을 다각화해온 것을 언급하며 “진화하는 핵 및 미사일 전력은 기습·선제 공격, 보복적 2차 공격, 전장 반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많이 제공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북한의 핵 역량 강화는 동맹의 기존 군사 계획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미국이 동맹을 지키기 위해 (자국에 대한) 핵 공격 위험까지 감수할 것인가에 대한 동맹의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더 진화할 경우 핵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해 한국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축소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의 사이버전 역량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통신·금융·인프라 네트워크에 매우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반면 보고서는 미군의 군사력이 주요 지역에서 긴급한 방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만큼 ‘약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미국이 두 개의 대규모 지역 전쟁(Major Regional Conflict)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보고서는 “현재 미군은 1개의 대규모 지역 전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다양한 존재를 신경 쓰고 상대하는 데 필요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상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군이 양적으로는 육군 50개 전투여단(Brigade Combat Team), 해군 전함 400척, 공군 전투기 1200대, 해병 30개 대대를 보유해야 하지만 실상은 육군 31개 전투여단, 해군 전함 298척, 공군 전투기 940대, 해병 22개 대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군의 현역 전력은 필요한 규모의 3분의 2에 불과하고 노후화된 장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1980년대의 5~6%에 비해 현재는 국내총생산(GDP)의 3% 정도만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다”면서 “헤리티지의 보고서는 미국이 전쟁을 막을 수 없을뿐더러 저렴하게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