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는 변동성이 낮은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투자하되 내년 긴축 완화 신호가 감지되는 시점부터는 서서히 장기채 ETF 비중을 높이는 게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솔루션운용본부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채권 투자 전략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채권형 ETF는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채권형 상품에 익숙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관련 ETF로 투자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차 본부장은 대내외적 금리 환경과 투자 목적에 따라 채권형 ETF 활용 전략을 달리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 본부장은 “장기채는 현재 주식보다 더 가격이 하락한 상황으로 최근 관련 ETF에 대한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장기채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긴축 기조가 안정화된 후 이어질 금리 인하 국면에서 더 큰 성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은 미국채 장기물 투자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리는 인하 사이클에 접어든 후 한국보다 훨씬 인하 폭이 커지며 가격 상승 효과가 높을 가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차 본부장은 “다만 그때 원·달러 환율 역시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채 장기물 ETF에 투자하되 환헤지된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차 본부장은 채권형 ETF를 활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자산 배분 효과’의 극대화를 들었다. 그는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 배분 효과가 덜한 편”이라며 “시계열로 보면 결국 채권 자산은 주식과 상반되게 움직여 장기 변동성을 낮추고 수익률의 안정적인 상승을 이끄는 배분 효과를 점점 더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은 늘어난 채권 자산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채권형 ETF 라인업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KB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채권형 ETF(20종)를 운용 중이며 듀레이션(가중 평균 만기)이 가장 긴 채권형 ETF인 ‘KBSTAR 국고채30년Enhanced’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채권형 ETF, 회사채 ETF, 채권 레버리지·인버스형 ETF를 출시한 운용사답게 채권 상품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업계 내 주도권을 지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차 본부장은 채권 상품 시장이 주목 받기 시작한 만큼 향후 더 다양한 상품들이 빠르게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락장에서 정기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월 배당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운용 업계에서는 월 배당 채권형 ETF 개발에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차 본부장은 “듀레이션이 더 긴 상품들도 나올 수 있고 특히 주식과 채권을 함께 편입해 배분 효과를 키운 혼합형 상품도 다양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