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민 10명 중 8명이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이끄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러스 총리가 계속되는 사퇴설에도 “다음 총선까지 보수당을 이끌겠다”며 ‘버티기’에 나선 가운데 총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보수당 주도의 내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 국민 17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로이터는 “유고브가 동일한 조사를 실시해온 1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의 87%는 지금의 보수당 내각이 경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취임 6주차를 맞은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 철회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정책 유턴을 발표한 데 이어 전날에는 제레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트러스 총리의 경제 정책 대부분을 폐기하고 감세안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심각한 레임덕에 빠진 상태다. 취임 이후 첫 정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450억 파운드의 대규모 감세 정책은 금융시장에 혼란만 야기한 채 대부분 취소됐다.
유고브가 지난 17~18일 보수당원 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트러스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이 55%에 달했다. 반대로 유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이미 트러스 총리의 후임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트러스 총리의 후임으로 꼽은 응답자는 32%로 가장 높았다. 지난 9월 보수당 경선 결선에서 트러스 총리와 경쟁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23%의 지지를 받았고, 벤 월리스 국방장관(10%)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