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의 후임 하마평이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외신들이 후춘화 부총리와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의 ‘2파전’에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도체제’ 강화로 2인자인 총리의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후계구도는 물론 정국 운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후춘화 시대의 시작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다”며 후 부총리가 총리로 임명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리틀 후’로 불리는 후 부총리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핵심 세력으로, 시 주석이 그를 내세워 자신의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 전 주석에 의해 2012년 중앙위원회 정치국원으로 발탁된 후 부총리는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진입해 ‘포스트 시진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시 주석이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으면서 상무위원에 들지 못해 힘이 빠져 있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애널리스트인 닐 토머스는 "후춘화가 총리직에 오른다면 그것은 시 주석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는 약한 2인자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후 부총리가 총리에 임명되더라도 시 주석의 측근 세력인 ‘시자쥔’이 상무위원 7인을 대거 장악하는 최고 지도부에서는 ‘들러리 총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시 주석이 노골적으로 측근을 총리로 내세워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총리 후보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리 당서기는 2002~2007년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역임할 때 비서실장 격인 저장성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으로 함께 한 시 주석의 ‘오른팔’이다. 약점이라면 3월 말부터 두 달 넘게 계속된 상하이시 봉쇄의 책임론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후닝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학자 출신의 왕 서기는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중국몽’ 설계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