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말리다 우발적으로 아버지를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중학생 아들이 어머니와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어머니에게도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사건의 유족이 그간 세간에 알려진 범행 경위에 대해 반박에 나서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숨진 40대 가장 A씨의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는 C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가해자(피살자 아내) B씨가 경찰에서 했다는 '남편이 고소한다고 협박해서 무서워서 범행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빠의 가정폭력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아들과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B씨가 A씨를 대상으로 가입한 보험만 9개에 달하며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 수차례 살해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씨는 "어느 날 오빠가 교통사고로 눈을 다쳤다고 했는데 이번에 언론 보도를 통해 B씨가 찔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아내를 위해 오빠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또한 "새언니는 범행신고 첫 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도 '술에 취한 오빠가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없고 이 때문에 119를 불렀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C씨는 "오빠 장례식을 치른 다음에 확인해보니 오빠 앞으로 가입된 보험이 9개였고, 그중 3개가 올해 신규로 가입한 보험이었다"며 지난 7월 B씨가 아들과 함께 시댁을 찾아와 시부모의 재산을 조카(A씨 아들) 앞으로 증여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C씨는 "오빠도 없이 모자 둘만 와서 '큰아들 앞으로 재산을 증여해달라'고 했다"면서 "나를 비롯한 다른 형제들은 오빠에게 부모님 재산이 증여되는 것에 이미 동의했는데, 갑자기 큰아들 앞으로 증여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의아했다"고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와 관련해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피해자의 보험에 관련된 여동생 측의 주장과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피해자가 가지고 있는 보험은 연금 보험과 운전자 보험 총 2개로 올해 다른 보험을 든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C씨는 "오빠의 억울함이 일부 해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며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 억울함을 모두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전 중부경찰서는 자신의 집에서 40대 가장 A씨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중학생 아들과 그의 어머니 B씨를 지난 17일 구속했다.

이들 모자는 지난 8일 저녁 8시께 잠들어 있던 A씨에게 독극물을 주입해 살해하려 했으나 A씨가 잠에서 깨자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