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원을 기부한 70대 노신사가 자필로 적은 메모. 화개면사무소 제공
신분을 밝히길 한사코 거부한 70대 노신사가 경남 하동군 관내에 현금 1억 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은 19일 한 70대 남성이 화개면사무소를 찾아와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이름이나 신분, 사는 지역, 아무것도 묻지 마시고, 적은 금액이지만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라며 메모지와 현금 1억 원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
자필로 적힌 메모지에는 "화개면민의 사회복지수급대상자 중 빈곤계층의 고령자, 장애인, 질병자, 아동 등의 복지향상을 위해 상기 금액을 희사하오니 미약하지만 '인동 복지기금' 명의로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다.
화개면사무소에 따르면 7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바바리 코트와 청바지 차림에 중절모와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다고 한다.
성금은 기탁자의 뜻에 따라 '인동 복지기금' 명의로 화개면 취약계층 및 복지 사각지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남성은 '인동 복지기금'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만 화개면장은 "무명의 독지가가 보내준 기탁금은 이웃 간 소통이 없는 각박한 세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주민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라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