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 양을 앞세워 후원금을 모금한 유튜버가 횡령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유튜버 A 씨는 지난해 11월 정인 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을 식사비 등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피소됐디. 하지만 A 씨의 소재지가 불분명해 지난 13일 를 지명수배됐다.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던 A 씨는 올해 8월 서울로 주소지를 옮겼다. 하지만 우편으로 보낸 출석 요구서는 반송됐다. 휴대폰 문자 등의 연락도 닿지 않았다. 이전 주소지였던 광주 원룸에서도 소재 파악이 안 됐다.
경찰은 “피고발인의 횡령 혐의에 대해 진술을 청취해 혐의를 검토하고자 했지만 주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중지, 지명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 정인 양을 추모하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 26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해당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식비와 숙박비, 통신비, 유류비 등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내가 정인이 아빠”라고 절규하며 정인 양 후원에 앞장섰다.
더구나 A 씨가 갤러리를 만들겠다고 계약한 건물은 농업용을 불법으로 개조한 것으로 확인돼 결국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A 씨에 대한 이 같은 의혹은 유튜버 ‘구제역’의 폭로로 알려졌다. 구제역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며 “A 씨 후원금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A 씨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한편 대법원은 올해 4월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상습아동학대 등)로 기소된 양모에 대해 징역 35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모 장 씨의 학대를 방조하고 정인이를 학대하기도 한 양부 안모 씨는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장 씨는 입양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딸 정인 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양부 안 씨는 장 씨의 학대를 알고도 묵인하고 이를 방임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정인 양은 2020년 10월 13일 지속적인 학대 행위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장 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정인 양의 키는 79㎝, 몸무게는 9.5㎏였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