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대어급 기업공개(IPO)는 씨가 말랐지만 코스닥 상장은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짜 기업들의 경우 증시 침체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찬바람에 기업들이 흥행 성공을 위해 공모가를 낮추면서 올해 코스닥 새내기의 경우 4곳 중 3곳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79개로 전년(68개) 대비 약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IPO 기업 수가 7개를 기록하며 전년(18개) 대비 61%가량 급감한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코스닥 IPO가 굳건했던 까닭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모여 있는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은행권 대출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이 있지만 중소형 기업은 상장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익성이 좋지 않아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이 그나마 돌파구”라며 “몸값을 낮춰서라도 상장행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부진에도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도 선방한 편이다. 몸값을 낮춰 상장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 후 1개월이 지난 64개 기업들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48개로 75%에 달한다. 새빗켐(107600)은 무려 345.4%의 상승률을 보였다. 오토앤(353590)(189.62%), 성일하이텍(365340)(139.20%), 유일로보틱스(132%) 등도 공모가 대비 130% 넘게 뛰어올랐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 등 변수 때문에 낮은 공모가로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향후 자기 기업 가치를 찾아 반등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까지 상장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40개가 넘는 기업들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거나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기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는 “기존 한 달 동안 1~2번 진행하던 상장예비심사 회의가 최근 들어 일주일에 3~4번 진행할 만큼 늘어났다”며 “최근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 만큼 올해 코스닥 IPO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