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인플레, 로켓처럼 오르고 깃털처럼 내려"

내년 말 PCE 4% 전망…연준 전망치보다 높아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 더딜 것 예고
금리 인상 중단 후 유지 기간 길어질 수도
"올 연말 美 기준금리 4% 훨씬 넘을 것" 전망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필라델피아연은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생각보다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연준 내부의 전망이 나왔다. 기준 금리 인상을 최종 금리(Terminal rate)까지 올린 뒤 이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예고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저지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은 로켓처럼 솟아올랐다가 깃털처럼 떨어지는 것"이라며 “물가는 안정될 것이지만 우리 목표 만큼 떨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커 총재는 8월 6.2%인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올 연말 6%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이후 내년 말께 4%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4년이 돼서도 2% 까지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봤다.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예측한 수치보다 더 높다. 연준은 당시 인플레이션 전망 중위값으로 PCE가 올 연말 5.4%로 내려간 뒤 하락에 속도가 붙어 내년말 2.8, 2024년 2.3%가 될 것으로 제시했다. PCE는 연준이 정책 결정에 공식적으로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하커 총재는 이에 금리 전망과 관련 “인플레이션이 개선되는 신호가 없어서 솔직히 실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에는 4% 보다는 훨씬 위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한동안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커 총재는 내년 FOMC부터는 금리 결정에 대한 투표권을 갖는 멤버다.


그는 “해야 한다면 데이터에 근거해 금리를 더 높이 올릴 것”이라며 추가 상승의 여지도 남였다. 다만 그는 “내년 중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고 그 시점에는 그동안의 통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한 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알려진 대로 통상 로켓처럼 솟아올랐다가 깃털 처럼 내려온다”며 “자본 시장에서 높아진 비용이 경제에 녹아드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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