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먹통' 일주일 후, ‘다시 카카오’…“마땅한 대체재 없다”

카카오 이용자들 "카카오 안 쓸 수가 없다"
"카카오, 대체재 없는 '독점 체제'로 볼 수 있어"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불편과 불신을 호소했던 이용자들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다시 카카오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용자들은 오류 발생으로 인해 큰 불편을 겪었음에도 ‘카카오를 사용하지 않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22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기존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서비스들을 다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류 발생 당시 텔레그램, 라인, UT, 타다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했던 것도 일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대학원생 길 모(27)씨는 “오류가 났을 때 잠시 문자를 이용했고 카톡이 오지 않는 게 오히려 좋기도 했지만 다시 카카오톡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길 씨는 “라인처럼 다른 플랫폼을 깐다고 해도 연락하는 사람들이 모두 카카오톡을 쓰고 있으니 플랫폼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박 모(26)씨는 “‘카카오톡을 써야겠다’고 선택해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면서 “모두가 기본적으로 쓰고 있으니 안 쓸 수가 없다”고 했다.


카카오택시 오류로 15일 영업을 거의 하지 못했던 택시기사들도 카카오 플랫폼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A(58)씨는 “다른 플랫폼은 이용하기가 불편해서 카카오택시 어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씨는 “다른 택시 플랫폼은 터치 영역이 너무 넓어 의도와는 다른 영역이 터치 되거나, 결제 단계가 많거나 복잡해 이용하기가 어렵다”면서 “손님이 없을 때만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켜놓고 이용하지 평소에는 카카오택시만 이용하는 때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카카오 오류를 경험한 이후 많은 이용자들이 다른 플랫폼 서비스를 찾았지만, 카카오의 대체재로 기능하기보다는 보완재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갔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플랫폼에 잠시 머무른 상황으로, 사실상 ‘카카오 독점 체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서비스에 대해 대통령까지도 ‘국가기반시설’, ‘공공기반시설’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면서 “최근 카카오 오류는 민간시설의 잘못된 판단이 국가 전체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경영인에게도 여러 가지 의무사항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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