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장동팀'의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조로 돈을 보내면서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허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 조사를 받으면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결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광주 쪽을 돌고 있다"며 대선 경선에 필요한 자금 20억원을 요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요구를 남 변호사에게 전달해 지난해 4월∼8월 4차례에 걸쳐 8억4000여만원을 받았다. 돈을 받은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해 예비 경선을 진행하던 시기와 일부 겹친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NSJ홀딩스(천화동인4호)의 회삿돈과 지인 등에게서 빌린 자금으로 8억여원을 마련해 회사 직원 이모씨를 거쳐 정민용 변호사, 유 전 본부장,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 성공하면 사업을 잘 봐달라"며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을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에 있는 군 탄약고를 이전해달라는 청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일당은 지난해 8월 안양 친환경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일명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 참여를 시도한 바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남 변호사에게 사업 청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경선 자금을 지원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경과에 따라 김 부원장이 받은 돈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실제 쓰였다면 정치자금이 아닌 뇌물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