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약 보름 앞두고 공화당 지지자들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당초 상원만큼은 민주당이 지킬 것으로 관측됐으나 공화당이 격전지에서 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면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현지 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등에 따르면 하원의 공화당 승리가 일찌감치 예측된 가운데 상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막판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기 위해 포효하고 있다"면서 “여름까지도 민주당에 뒤지던 공화당 후보들이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나눠 갖고 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220석, 공화당이 212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100석 가운데 35석(민주당 14석, 공화당 21석), 하원은 435석(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 공석 3석) 전체를 새로 뽑는다.현재 상원에서 최대 경합지는 조지아(현 민주), 펜실베이니아(현 공화), 네바다(현 민주), 위스콘신(현 공화) 등이다. 워싱턴 정가가 가장 주목하는 조지아주의 경우 18일 발표된 랜드마크커뮤니케이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래피얼 워녹 상원의원과 공화당 허셸 워커 후보가 각각 46.1%와 46%의 지지율을 보여 초박빙 승부를 예고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워녹 의원이 워커 후보를 3.3%포인트 앞섰다. 조지아주는 지난 대선 이후 상원의원 결선 투표가 치러지며 현재의 50 대 50 상원 구도를 만든 곳으로 여기서 민주당이 패할 경우 타격이 막대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공화당의 메멧 오즈 후보가 민주당의 존 페터먼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가량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 간 격차는 2%포인트대로 좁혀진 상태다. 위스콘신과 네바다 역시 한때 민주당이 앞서다 최근 들어 밀리는 형국이며 애리조나도 접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미 정치 분석 매체 ‘538(대통령선거인단 수를 의미)’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70% 이상이던 민주당의 상원 승리 확률은 현재 55%까지 하락했다. 여성 유권자 등을 자극한 ‘낙태’ 이슈가 가라앉은 반면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다.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공화당에 모두 빼앗길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국정 동력을 상실하고 2024년 대선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해온 후보들이 상원에 입성하는 것도 바이든 정부에는 큰 부담이다. 공화당의 약진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은 학자금 대출 탕감,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등 주요 정책을 알리기 위해 연일 고군분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