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대국민 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정책 홍보 및 야권발 네거티브 대응에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앞으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주말 동안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 활동과 의의를 설명하는 두 편의 영상이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와 ‘윤석열’에 각각 게시됐다. 3분 30초짜리의 영상에는 이재명 부대변인과 3명의 행정관급 대통령실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도어스테핑의 준비 과정 및 의미를 설명했다. 또 다른 영상은 길이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모습과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메시지를 교차 편집한 유튜브 ‘쇼츠’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영상들이 윤 대통령의 일정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동영상 보고서’에 가까웠다면, 이번에 내놓은 영상들은 문자 그대로 ‘홍보 영상’에 가깝게 변화했다. 현재 뉴미디어 홍보를 담당하는 뉴미디어비서관실(옛 디지털소통비서관실)은 원래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였다가 8월 조직 개편 과정에서 홍보수석실로 소속을 옮겼다. 당시 부적절한 카드뉴스 제작으로 논란을 빚어 인적 쇄신이 이뤄진 뒤 최근 이상협 뉴미디어비서관도 자진 사임하며 추가 인적 개편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은 “국민들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정책이나 마찬가지”라는 윤 대통령 강조 사항에 따라 홍보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또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23일 기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 1조 원 주장’ ‘국공립 어린이집 예산 삭감 주장’ ‘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 발언’ 등 9개 내용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박 입장이 게시돼 있다.
대통령실은 ‘가짜뉴스’가 국정 운영의 큰 걸림돌이라고 보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통령실 홍보 라인은 김은혜 홍보수석 휘하 이재명·천효정 부대변인 체제다. 대변인은 공석이다. 이 부대변인이 언론 브리핑, 대통령 일정 동행을 맡고 천 부대변인이 네거티브 대응에 올인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팩트가 틀린 부분은 반드시 반박하고 가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27일로 예정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약 90분간 생중계로 주재하며 직접 대국민 홍보전을 진행한다. 일부 참모진이 생방송 특성상 돌발 상황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회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대통령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어스테핑 형식도 일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뒤쪽에 서 있는 기자들과도 눈을 마주쳐야 진정한 소통이 된다”며 도어스테핑 장소에 출입기자들이 올라설 수 있는 계단형 단상 설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기존 청와대 로고를 대체할 새 상징 체계(CI)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과 동시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집무를 본 지 약 5개월 만이다. 자유·평화·번영을 상징하는 새 CI는 크기·색상 사용 규정 등 최종 매뉴얼 작업을 거쳐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