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에서 한강을 잇는 ‘국가상징가로’를 비롯한 서울의 주요 가로를 2026년까지 녹지 생태 가로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22일(현지 시간) ‘파리8구역 도심 녹지축 조성’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화문에서 시작해 서울역·용산·한강에 이르기까지 7㎞의 국가상징가로를 비롯해 서울 시내 전체에 2026년까지 약 2000㎞의 선형 녹지 공간을 대폭 늘리는 사업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상징가로는 서울의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구간이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와 같은 서울의 대표 상징 공간으로 만들어 공간의 위상을 높이고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활력을 한강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파리시는 파리8구역의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르드광장을 2030년까지 도심 녹지축으로 재단장하고 있다. 8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줄이고 보행자를 위한 휴식 공간과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 시장은 “샹젤리제 거리와 우리의 국가상징가로는 역사·문화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사한 게 많다”며 “전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녹지 생태 면적을 늘리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 국가상징가로를 바꿔나가는 데도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상징가로와 연계해 시는 지난해 5월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1.55㎞ 구간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을 완료했다.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서울광장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 공간을 마련했다. 거리 곳곳에는 느티나무·팽나무·느릅나무 등을 다양하게 식재했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는 서울역에서 용산을 지나 한강으로 이어지는 5.3㎞ 구간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한다. ‘서울역~한강대로’ 구간(4.2㎞)의 차로를 축소(6~9차로→4~6차로)하는 대신 좁고 불편했던 보행로는 폭을 최대 1.5배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도 신설한다.
시는 ‘국회대로 상부 공원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해 50년 넘게 자동차 전용 도로로 역할을 수행해온 ‘국회대로(신월IC~국회의사당 교차로 7.6㎞)’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에는 약 11만 ㎡의 대규모 선형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 밖에 고가차도 하부, 지하보도 같은 도시 기반시설과 서울둘레길 등 기존 명소도 도심 녹지축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