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까지 싸우겠다” 외치는 李, 여당 시절 발언 되돌아봐야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대신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치는 사라지고 폭정만 남았다”며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윤석열 정부를 거세게 공격했다. 이 대표는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8억여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서는 진실을 밝히지 않고 검찰 수사를 모면하기 위해 ‘정치 보복’ 프레임과 ‘특검 도입’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화 투사’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이 대표는 과거 여당 시절 자신의 발언들을 성찰해야 한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트위터에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 지으면 벌 받는 게 당연”이라며 “정치 보복이라며 죄 짓고도 책임 안 지려는 얕은 수법 이젠 안 통한다”고 적었다. 당시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을 비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대장동 의혹 논란이 확산됐을 때 특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자 “특검 수사를 하면서 시간을 끌자고요? 역시 많이 해봤던 적폐 세력들의 수법”이라고 몰아붙였다. 요즘에 이 대표는 정반대로 ‘정치 보복’과 ‘특검 도입’을 외치고 있다. 이러니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처럼 ‘이적이(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것이다.


주요 야당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한 것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이재명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자초한 민주당의 무리수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 규명을 외면한 ‘내로남불’이자 적반하장의 극치다. 거대 야당이 동반 침몰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 대표가 여당 시절 자신의 발언들을 되새기면서 국정 발목 잡기를 멈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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