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버린 폰에…“이재명 최측근 텔레그램 ‘정무방’ 있었다”

SBS 8시 뉴스 캡처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직전 버린 휴대전화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29일 자신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새로 바꾼 지 일주일밖에 안 됐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다. 이후 검찰 진술에서 정 실장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고 밝혔다.


25일 SBS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이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이유가 휴대전화에 있던 일명 ‘정무방’ 때문일 것이라고 주변에 전했다. 정 실장이 수사기관에 정무방이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했을 거란 취지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왼쪽)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오른쪽). SBS 8시 뉴스 캡처

정무방은 유 전 본부장과 정 실장, 김 부원장을 등 이재명 대표 핵심 정무라인이 들어가 있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가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이 대표의 변호인단도 이 대화방에 합류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휴대전화가 버려진 지 일주일 뒤에야 경찰에 발견됐다는 점이다. 텔레그램 대화방은 참여자 중 한명이 방을 없애도 대화방 자체가 삭제돼 모든 참여자가 대화방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구조다. 시일이 지나면 포렌식으로도 대화 내용을 복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무방의 실체 파악 가능성은 미지수다.


경찰이 확보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통화기록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온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을 상대로 당시 정무방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출소한 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내가 벌 받을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며 “10년간 쌓인 게 너무나 많다.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말하는 등 추가 폭로의 뜻을 내비쳤다.


또한 석방 이튿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신변보호 요청서를 냈으며 25일 경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 및 그와 사실혼 관계인 A씨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찰은 26일부터 유 전 본부장과 A씨의 주거지 순찰을 강화하고, 필요 시 스마트워치와 임시숙소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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