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주택 시장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만 건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98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인 3만 7268건의 26.3%에 불과하다. 이달 말까지 집계가 집행 중인 9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604건으로 역대 최저 거래량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 집계 이후 월별로 아파트 매매가 가장 적었던 달은 올해 7월로 644건이 거래됐다. 다음 달 말까지 집계가 이뤄질 10월 거래량도 이날까지 200건에 그친 상태다. 한국은행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며 거래절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절벽 장기화로 매매를 포기하고 전월세를 선택하는 집주인들이 늘며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 5만 9449건에서 이날 5만 8500건으로 1.6% 감소했다. 반면 전월세 물건은 한 달 전 6만 1356건에서 이날까지 7만 4846건으로 21.9% 증가했다.
국토연구원이 25일 발간한 ‘부동산 거래 활동 파악과 지표 발굴 연구’ 자료에 따르면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후 계약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올해 상반기 4개월이 넘는 17.9주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3.3주, 하반기 14.0주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세 거래 역시 지난해 상반기 8.1주에서 하반기 9.5주, 올해 상반기에는 9.8주가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월세는 선호도가 높아지며 지난해 하반기 9.3주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6주로 감소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지자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은 “임차인들의 갱신 계약, 월세, 반전세 선호 현상으로 전세 매물 적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