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 조문객들에게 “연락하자”며 '서양판 분신사바’ 도구를 선물한 유쾌한 할머니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지난 12일 텍사스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난 조디 페리맨(81) 할머니의 사연을 보도했다. 18일 열린 조디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한 약 30~40명의 조문객은 그가 직접 제작한 위저보드(Ouija board) 카드를 답례품으로 받았다.
위저보드는 영혼과 대화를 나누는 오컬트 도구다. 알파벳이 적혀 있는 위저보드 위에 두 사람이 지시판을 쥐고 질문을 하면, 초대된 영혼이 지시판을 가지고 위저보드 위의 알파벳을 가리켜 대답한다. ‘분신사바’의 원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조문객들은 위저보드 카드를 펼친 후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카드 위편에 양손의 중지를 치켜든 조디 할머니의 사진과 “연락하고 지내자”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조디의 손녀인 그레이시 페리맨(20)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할머니다워서 모두가 웃다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레이시는 할머니를 뛰어난 유머 감각과 따듯한 마음씨를 가진 ‘폭죽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할머니는 가족을 사랑했고 이웃들을 잘 챙겼다”며 “할머니는 위대한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암을 앓고 있던 조디 할머니의 건강은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악화됐다. 할머니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수술과 연명 치료 중단뿐이었다. 그는 후자를 택했다.
이후 조디 할머니는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장례식에 오는 모든 사람은 ‘연락하고 지내자’는 메모가 적힌 위저보드를 선물로 받을 것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레이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장례식장에서 위저보드 카드를 받고는 놀랐다고 했다.
21번째 생일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할머니를 잃었던 그레이시는 룸메이트와 위저보드를 해봤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이건 단지 종이일 뿐이다. 우리가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할머니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