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집값 11년 만에 최대 낙폭…금융위기 후 최고 속도 하락

주택가격지수 두달 연속 내리막
경제전망지수는 78로 침체 수준
'일자리 충분' 응답도 4%P 줄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한 주택에 판매를 알리는 간판이 걸려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높은 주거비와 낮은 실업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8월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미국 소비자들은 일자리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 하락해 2011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7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후 두 달 연속 내리막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13.0% 올랐지만 전월(15.6% 상승)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둔화됐다.





주된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금리 상승이다. 리서치 업체 존다의 알리 울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는 동시에 수요는 가파르게 줄면서 주택 시장이 구매자 우위로 바뀌고 있다”며 “모기지금리가 6%를 넘기면 집값이 내려간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30년 모기지 고정금리는 6.94%였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거비를 구성하는 월세와 자가주거비(OER)도 시차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주거비는 근원 CPI의 42%가량을 차지하는 인플레이션의 핵심 구성 요소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도 낮아졌다. 이날 발표된 10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02.5로 지난달의 107.8에서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는 106.5였다. 6개월 뒤 경제전망지수도 전월 79.5에서 78.1로 더욱 낮아졌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랭코 선임디렉터는 “80 이하는 경기 침체 수준”이라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전월 11.1%에서 10월에 12.7%로 늘어난 반면 일자리가 충분하다는 응답은 49.2%에서 45.2%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달 두 응답의 격차는 코로나19 직전 수준인 32.5로 감소했다. 응답 격차 지수는 실업률과 비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노동시장에 대한 응답 격차는 큰 폭으로 줄었다”며 “이는 노동시장 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