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가정보원 ‘2인자’인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이 4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일신상의 사유’라는 설명 외에는 사의 배경이 알려지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대통령실과 국정원 등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날 조 실장이 사의를 표명해 수리했다. 조 실장은 이날 면직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사의 표명을 수용함에 따라 국정원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인사처에 면직 제청을 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이 사의를 밝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조 실장의 사의 표명을 두고 국정원장과의 인사 갈등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인적 사정으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만 전했다.
이에 조 실장 사의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실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출신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조 실장은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 때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때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관련 수사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6월 조 실장이 조직과 인사·예산을 관장해 국정원 내 2인자로 불리는 기조실장에 전격 발탁되자 윤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