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빼고 다 바꿨다"…롯데마트 ‘요리하다’ 먹어보니

리론칭 10일 만에 2배↑
FIC 소속 셰프 7명 개발
명인 간장·맛집 레시피 구현
아메리칸 차이니즈 주력

이정희 롯데마트 FIC 팀장(왼쪽)과 전정훈 중식 쉐프가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집에서도 고급스러운 식사를 간편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습니다.”


박종호 롯데마트 밀(Meal)혁신 부문 상무는 지난 25일 서울 본사에서 진행된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리론칭 쿠킹쇼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본사 6층 한 켠에 마련된 ‘푸드 이노베이션 센터(Food Innovation Center)’에는 FIC본부 소속 셰프 7명이 수 개월 동안 연구·개발 끝에 만든 음식 8종을 선보였다.


이날 FIC소속 셰프 6명은 직접 음식을 요리하며 설명을 곁들였다. 전정훈 쉐프는 쉴 새 없이 웍을 돌리며 기름 코팅을 한 뒤 순식간에 음식을 담아 냈다. 재료 손질부터 접시에 플레이팅까지 걸린 시간은 2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전 쉐프는 “'요리하다' 제품으로 조리한다면 재료 손질이 필요 없다 보니 시간은 더욱 단축될 것”이라며 “별도의 재료도, 플레이팅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자체제작상품(PB)개발팀에서 만든 △쿵파오 치킨 △만다린 오렌지 치킨, 냉장냉동팀에서 만든 △소고기 버섯 전골 △우삼겹 참깨 나베, 델리개발팀의 △해물듬뿍 양장피 △하몽 부라타 치즈 샐러드, 베이커리팀의 △프렌치 바게뜨 △쫄깃한 탕종 식빵이었다. 쿵파오 치킨은 매콤함이 느껴졌고, 만다린 오렌지 치킨은 오렌지 껍질이 포함된 소스 덕분인지 상큼했다. 소고기 버섯 전골은 담백한 한 끼의 보양식을 먹는 듯 했고, 프렌치 바게뜨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의 정석이었다.


롯데마트가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였던 ‘요리하다’ 브랜드는 그간 차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지속되며 HMR시장이 급성장하자 롯데마트는 해당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리뉴얼에 주력했다. 덕분에 지난 13일 리론칭된 ‘요리하다’의 10일 간 판매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아메리칸 차이니즈 상품 등 자체제작(PB) 상품을 출시한 결과 하루 만에 3000개 이상 판매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뉴얼은 ‘집에서 즐기는 셰프의 레시피'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했다. 브랜드명을 제외한 컨셉, 전략, 패키지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했다. 먼저 ‘바쁜 일상 속 미식 생활을 추구하는 30대 워킹맘’을 타깃으로 미식, 안전한 식재료, 간편함, 트렌드 등에 주력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강레오 센터장 외 7명의 셰프로 구성된 ‘FIC’ 본부를 구성해 메뉴 개발에 힘을 쏟았다. 아웃백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개발한 이정희 팀장을 비롯해 호텔 반얀트리 등에서 중식을 맡았던 전정훈 셰프 등이 속해 있다. FIC본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까지 확장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소속 셰프 6명이 방문해 ‘K-푸드' 연수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전정훈 롯데마트 FIC 중식셰프가 쿵파오 치킨을 요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메뉴 개발에 있어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를 벤치마킹하는 가 하면 한식대첩 우승자 이명숙 대표의 표고간장채수 레시피를 포함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했다. 표고간장채수가 베이스인 소고기 버섯 전골은 메뉴 개발에 착수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 대표가 간장채수 사용을 거절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수 개월 간 찾아가 설득한 끝에 결국 그의 허락을 받아냈고, 담백한 육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쿵파오 치킨 역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매콤한 맛을 더했고, 프렌치 바게뜨와 탕종 식빵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프랑스에서 직접 재료들을 공수해 만들었다.


이 외에도 롯데마트는 간편식 상품이 패키지의 음식 사진과 실제 조리된 음식 간 차이가 크다는 점에 착안했다. 별도의 추가 재료 없이 포장된 재료를 간단히 조리하는 것 만으로도 음식이 완성될 수 있게 차별화 했다. 아울러 전용 패키지 디자인에 실제 스타일링 된 음식 사진을 넣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롯데마트는 추후 아메리칸 차이니즈 상품에 더욱 주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메리칸 차이니즈가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음식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특화해 HMR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 상무는 “쿵파오치킨은 냉동 치킨 1위를 비롯해 치킨 요리 3종은 전체 냉동 치킨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등 아메리칸 차이니즈 상품에 대한 수요가 검증됐다”며 “인플레이션 시대 속 외식 대신 집에서도 고급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요리하다’를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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