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發 충격에 한은, 유동성 6兆 전격 공급하고 36.5兆 안정 대책 발표

①담보증권 대상 확대로 은행 29兆 숨통
②차액결제 담보비율 인상 유예로 7.5兆
③6兆 규모 RP 매입해 직접 유동성 공급
한은 “통화정책 배치 아냐…유동성 조절”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나타난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대응해 6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적격담보증권 확대 등 각종 조치로 최대 36조 5000억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전격 시행했다.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단기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고 채권시장에도 파급 영향이 나타나면서 시장 안정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대출 적격담보증권 등 3개월 한시적 확대,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비율 인상 계획 3개월 연기, 6조 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이다.


특히 한은은 유동성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RP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증권사, 증권금융 등 한은 RP매매 대상기관을 상대로 내년 1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6조 원 규모의 RP 매입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3일 발표된 정부의 3조 규모의 유동성 지원과는 별도의 조치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RP매입은 금융안정 차원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공급된 유동성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다시 흡수되기 때문에 추가 유동성 공급 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현 통화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활한 자금 순환을 도모하기 위해 일시적 유동성 위축 완화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만큼 유동성 추가 공급이라기보다는 유동성 조절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RP매입은 최근 단기금융시장 불안 심화 현상이 연말연초 단기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대비 차원 성격으로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지만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연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출 적격담보증권,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공개시장운영 RP매매 대상증권을 다음 달 1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국채, 통안증권, 정부보증채 이외에 9개 공공기관 발행채권과 은행채를 추가로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국내은행들이 한은에 은행채를 담보로 납입하면서 확보하게 되는 국채, 통안채 등으로 유동성 규제비율 준수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향후 장외외환파생거래 증거금 추가 납입 등도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국내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는 추가 고유동성 자산 확보 규모는 최대 29조 원으로 추정했다.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제공비율의 인상조치도 3개월씩 유예하기로 했다. 금융기관 간 차액결제 시 결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당초 담보증권 제공비율을 현행 70%에서 내년 2월 1일부터 80%로 인상하기로 했는데 이를 3개월 간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 2025년 2월까지 매년 10%포인트씩 비율을 인상하기로 했던 계획도 순차적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담보증권 제공비율의 100% 인상 시점은 당초 2025년 2월에서 2025년 5월로 연기됐다. 한은은 해당 조치로 금융기관이 납입해야 하는 담보증권금액이 59조 7000억 원에서 52조 2000억 원으로 7조 5000억 원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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