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0도 안팎에 바람도 잔잔한 온화한 날씨에 첫날부터 많은 갤러리가 ‘세계 100대 코스’인 핀크스GC(파72·6727야드)를 찾았다. 김효주(27), 박현경(22), 임희정(22), 유해란(21) 등의 팬클럽들도 응원 문구를 담은 피켓과 양산으로 무장하고 응원전을 펼쳤다.
27일 핀크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1라운드.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 지난주 우승자 유효주(25), 그리고 시즌 5승으로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박민지(24)가 격돌한 마지막 조에서는 샷 하나하나에 갤러리들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한자까지 이름이 같은 ‘효주와 효주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이 조에서 3주 만에 대회에 나선 박민지가 판정승을 거뒀다. 이 대회에서 우승 또는 단독 2위를 하고 경쟁자가 부진하면 박민지는 남은 두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상금왕을 확정한다. 이정은6 이후 4년 만의 상금왕 2연패라는 대기록을 쓰는 것이다. 7언더파 65타인 선두 현세린(21)과 5타 차지만 남은 사흘도 날씨가 받쳐줄 것으로 전망돼 충분히 몰아치기가 가능하다.
박민지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순위는 공동 19위. 전반에 버디만 3개를 잡은 뒤 후반 들어서는 버디 1개와 보기 2개를 적었다. 15번 홀(파4) 보기를 16번 홀(파5) 4m 버디로 만회한 박민지는 17번 홀(파3)이 아쉬웠다. 깊은 벙커에 빠진 볼을 핀 가까이 잘 갖다놓았지만 짧은 파 퍼트를 놓쳤다. 18번 홀(파4)에서는 4m 버디를 넣지 못했다.
앞선 2개 대회를 건너뛰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녹슬지 않은 모습이다. 박민지는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에 세 바늘을 꿰매고 이 대회에 나왔다. 이달 9일 끝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이다.
이 대회 15년 역사상 최초 2연패 기록을 노리는 김효주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 공동 48위를 기록했다. 전반에 보기만 1개를 적은 김효주는 후반 들어 버디 2개로 조금씩 살아나 2라운드를 기대하게 했다. 68야드 거리의 세 번째 샷을 홀 80㎝에 붙인 10번 홀(파5)이 하이라이트였다. 김효주는 지난해에도 2라운드에 68타를 치며 치고 올라가 결국 우승까지 다다랐다.
지난주 104번째 출전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유효주는 버디 2개, 보기 1개로 1언더파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가시지 않은 첫 우승의 흥분에 흔들릴 법했는데도 비교적 선방했다. 12번 홀(파4)에서 301야드의 장타를 뽐낸 유효주는 더블 보기 이상이 확실해보이던 16번 홀(파5)을 ‘칩인 보기’로 막아 박수를 받았다.
대상(MVP) 포인트 1위, 상금 2위 김수지는 2언더파 공동 19위로 박민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수지는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확정할 수도 있다.
배소현이 6언더파로 1타 차 2위에 오른 가운데 대상 포인트 3위 유해란은 정윤지·김민주와 같은 5언더파 공동 3위다. 유해란이 시즌 2승에 성공하면 역전 대상 수상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언더파가 47명이나 나온 ‘버디 파티의 날’이었지만 난도 높은 16~18번 홀에서는 ‘사고’가 여러 번 터졌다. 안선주는 16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앞 물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적고 18번 홀(파4)에서 다시 더블 보기를 범했다. 김해림은 17번 홀(파3) 보기 뒤 18번 홀 트리플 보기로 두 홀에서 무려 4타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