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공직사회에서 잇따라 발생한 비위 의혹에 대해 "공직사회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청렴하지 않은 공직사회가 만든 정책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권 차관은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연 올해 고용노동분야 청렴사회 확대 민관협의회에서 "최근 국회와 언론을 통해 여러 공공기관의 각종 비위 의혹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민이 바라보는 공직사회에 대한 반부패와 청렴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고용부 12개 산하기관 상임감사와 한국투명성기구 등 5개 민간단체가 참석했다.
권 차관 말처럼,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의 인식 차이는 너무 크다. 공무원은 일반 국민 보다 사회와 공직사회가 훨씬 더 청렴하다고 느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작년 부패인식도 조사 종합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부패한가’라는 질문에 국민은 60.9%가 동의했다. 하지만 공무원은 8.7%에 그쳤다. '공무원이 부패한가'란 질문에서도 공무원의 동의 비율은 2.9%로 일반 국민(49.8%)에 한참 못 미친다.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고 느끼는 국민들도 늘고 있다. 층별 사회 부패 인식율을 보면, 일반 국민은 48.4%에서 60.9%로, 기업인은 36.4%에서 55%로, 전문가는 32.2%에서 49.7%로, 외국인은 13.8%에서 30.8%로, 정부는 6.1%에서 8.7%로 올랐다. 부패 척결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자, 일반국민은 ‘처벌 강화(33.8%)’를, 공무원은 ‘온정과 연공주의와 같은 문화 척결(27.4%)’을 꼽았다. 공직사회는 다른 집단에 비해 학연과 지연도 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용부는 작년 권익위가 실시한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최곤인 1등급을 받았다. 2020년 대비 두 단계 올랐다. 하지만 권 차관은 "더욱 더 반부패와 청렴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