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레고랜드 사태' 공방에…85% "김진태 책임" [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스피치로그-썸트렌드-옥소폴리틱스
野 "김진태 사태" vs 與 "책임 떠넘기기"
'레고랜드' 부정감성 한달새 29%→52%
'최문순 레고랜드 추진'에도 부정평가 69%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 결정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 상황을 두고 여야 간 책임 공방이 뜨겁다. 민주당은 이를 ‘김진태 사태’라 명명하는 등 김 지사를 집중 공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책임 떠넘기기”, “선거 불복심리”라며 맹폭했다. 연일 이어지는 설전에 레고랜드와 김 지사에 대한 온라인상 관심도는 급증했다. 부정 감성 역시 빠르게 올랐다. 온라인 민심은 레고랜드 사태의 책임자로 김 지사를 지목했지만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사업 추진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김 지사의 오판과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민생 무능’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안 그래도 살얼음판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김 지사의 헛발질로 살얼음이 깨져버렸다”면서 “경제 리스크를 완화 또는 해소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지금은 정부가 리스크의 핵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지사의 조치가 적절했던 건 아니라고 보여진다”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그 문제를 지적하는 건 무책임한 일인 것 같고 시선돌리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야당이 ‘김진태 책임론’을 꺼내 들어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이다.


레고랜드’ ‘김진태’ 언급량 폭증…1만 건 웃돌아


/자료제공=스피치로그

뉴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커뮤니티상 발언을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 스피치로그가 10월 21일부터 10월 27일까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뉴스와 SNS, 유튜브, 커뮤니티 등 모든 채널에서 ‘김진태’, ‘레고랜드’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하거나 순위가 급상승했다.


특히 커뮤니티 순위에서 ‘김진태’가 2위, ‘레고랜드’가 10위로 새롭게 떠올랐다. 뉴스·SNS·커뮤니티가 합쳐진 종합 순위에서도 ‘김진태’가 5위를 차지했다.



/자료제공=썸트렌드

SNS상의 텍스트를 분석해주는 빅데이터 서비스 ‘썸트렌드’에서도 ‘김진태’와 ‘레고랜드’에 대한 언급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지사의 언급량은 2만 4000건을 뛰어넘었으며, 평균적으로 500건 아래를 밑돌던 레고랜드의 언급량도 1만 3604건으로 치솟았다.


85%가 “김진태 책임”…최문순에도 부정 60%


/자료제공=썸트렌드

레고랜드에 대한 온라인 민심은 차갑게 식었다. 레고랜드에 대한 썸트렌드의 긍·부정 분석 결과 9월까지는 긍정 감성이 66%로, 부정 감성(29%)보다 우세했다. 그러나 사태가 불거진 10월에 들어서며 부정 감성이 52%로 치솟았다. 긍정 감성은 38%로 떨어졌다. 특히 부정 연관어로 ‘위기’, ‘실패하다’, ‘혼란’ 등의 단어가 떠올랐다.


레고랜드가 위치한 춘천을 지역구로 둔 허영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로 인해 촉발된 금융위기를 레고랜드발 금융위기로 지칭하지 말아달라”며 “이 사태는 김 지사발 금융위기라고 명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김진태발 금융위기사태 긴급진상조사단 회의'에서 오기형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권욱 기자

여야의 책임 공방에 대한 여론은 양쪽 모두에게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레고랜드발 금융사태에 김 지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720명 중 85%가 긍정했다. 다만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지사의 레고랜드 사업 추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도 부정적 답변이 60%으로 긍정적 답변(18%)보다 우세했다.


민주당은 ‘김진태발 금융위기진상조사단’을 설치하고 본격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 지사의 채무 보증 불이행 선언은 고의 부도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베트남 출장에서 조기귀국하며 그저 ‘좀 미안하게 됐다’고 했다. 얕은 정치 셈법으로 전임자 지우기에 나선 검찰 출신 ‘경알못’ 도지사의 귀환을 바라는 국민은 그 누구도 없다”며 도지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출신인 최 전 지사 때부터 레고랜드 관련 문제가 불거졌음을 부각하며 맞서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김진태발 금융위기’라는 표현을 두고 “레고랜드를 추진해왔던 민주당 출신 최문순 지사 때의 문제가 뭔지를 덮으려는 것 같고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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