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트렌드 공략엔 이만한 게 없지…자체 편집숍 늘리는 백화점[똑똑! 스마슈머]

현대백화점이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새롭게 선보인 패션 편집숍 '레이블스' 매장 전경/백주원기자

아페쎄(A.P.C), 아미, 아크네스튜디오, 메종키츠네... 지난 28일 찾은 서울 마포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2층에 마련된 현대백화점의 자체 편집숍 ‘레이블스(LABELS)’에는 소위 ‘핫’하다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달 14일 새롭게 문을 연 이 편집숍은 한정된 백화점 공간에서 다양하고 트렌디한 아이템들을 선보이기 위한 컨템포러리 편집숍으로,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직접 셀렉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같은 층 바로 옆에는 현대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또 다른 편집숍 ‘바쉬(BASH)’가 있다. 바쉬가 명품 잡화에 특화돼 있는 편집숍이라면 ‘레이블스’는 의류 카테고리를 중점적으로 바잉하는 편집숍이다. 입점 매장마다 다르나 바쉬 신촌점에서는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펜디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분더샵 이후 패션·리빙·뷰티 등 다양한 편집숍 등장

백화점 업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편집숍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00년 신세계백화점이 처음 ‘분더샵’을 열며 처음으로 자체 편집숍을 선보였고, 이후 롯데백화점이 2005년, 현대백화점이 2006년 편집숍을 열면서 본격화됐다. 우선 롯대백화점은 패션, 리빙, 뷰티 등을 포함 10여 개의 편집숍 브랜드에서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패션 카테고리에서 엘리든(3개), 엘리든플레이(4개), 롯데탑스(41개), 스말트(6개), 스니커바(10개)를 운영하고 있고, 리빙 카테고리에서는 시시호시(5개), 탑스메종(1개), 메종아카이브(3개), 더 콘란샵(2개)를 선보이고 있다. 또 키즈 카테고리에서는 4개 매장을 가진 동심서당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이 올해 6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이 중 롯데백화점이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편집숍은 2년 전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시시호시’다. ‘매일매일 좋은 날’이라는 의미를 가진 ‘시시호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라이징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미있고 개성 있는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고, 올해 6월에는 백화점을 벗어나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는 홍대의 전통주 바틀샵 브랜드 ‘텐웰즈’가 해산물 주문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과 함께 협업한 ‘인어교주해해적술’로, 올해 하반기에만 1000병 이상이 판매됐고, 현재도 입고되면 바로 판매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시시호시의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대비 80% 이상 신장했다.


최근에도 신규 브랜드 론칭하며 꾸준히 확대 중

현대백화점 역시 최근 발 빠르게 매장 수를 증가하며 편집숍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레이블스’ 외에 패션 카테고리에서 바쉬와 스트릿 패션에 중점을 둔 ‘피어(PEER)’, 한섬과 함께 하는 ‘폼(FOURM)’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피어의 경우 지난 2019년 론칭 후 3년여 만에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메종 마르지엘라, 슈프림, 스튜디오 니콜슨 등 수입 컨템포러리부터 영캐주얼 브랜드 스포티앤리치·디스이즈네버댓·JW앤더슨 등 국내외 스트릿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스케이트보드·리빙 소품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등 총 8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연내 1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있는 스트릿패션 편집숍 '피어' 매장 전경/사진 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에이치바이에이치(HbyH), 위마켓 등도 운영 중이다. 에이치바이에이치가 수입 가구나 소품 등 프리미어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면 위마켓은 SNS나 오프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에이치바이에이치는 지난 28일 대구점을 새롭게 오픈했고, 현재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위마켓은 더현대서울, 무역센터점 등에서 총 5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클린뷰티 편집숍 ‘비클린’을 선보였다.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거나 친환경 케이스 등을 사용하는 클린 뷰티 브랜드 30여 개가 입점해 있으며, 최근 판교점에 2호점을 열며 총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분더샵’을 필두로, 서브 브랜드인 ‘분더샵 슈’와 프리미엄 맞춤 셔츠 편집숍인 ‘분더샵 카미치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20년 9월 MZ세대를 겨냥한 해외패션 편집숍 ‘엑시츠(XYTS)’를 선보인 후 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분더샵 청담점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엑시츠는 가니, 아크네스튜디오, 레지나표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100여 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을 비롯해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1996년부터 리빙 편집숍 ‘피숀’을 운영하고 있고, 뷰티 편집숍 ‘시코르’와 트렌드 편집숍 ‘케이스스터디’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트렌드 보여주기에 편집숍이 제격

백화점 업계가 이처럼 꾸준히 자체 편집숍을 확대하고 힘을 주는 이유는 편집숍이 백화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년간의 계약 관계가 있는 단독 매장의 경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백화점이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을 바잉해서 편집숍에서 선보이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편집숍을 찾는 20~30대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백화점으로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힘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20~30대 고객들이 차지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의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 역시 20~30대 고객 비중이 8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스트릿 패션이나 친환경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대한 고객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을 한 곳에 모은 편집숍을 통해 타겟 고객들의 유입에 공을 들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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