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사진) 미국 하원의장의 자택에 28일(현지 시간) 40대 남성이 침입해 남편인 폴 펠로시(82)에게 둔기 폭행을 가하고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당초 펠로시 의장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오전 펠로시 부부의 자택에 침입해 “낸시 어딨어”라고 소리를 지르며 펠로시 의장을 찾아다니던 중 맞닥뜨린 폴 펠로시를 공격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중간선거 준비를 위해 워싱턴DC에 머물고 있었다. 폴 펠로시는 머리 등에 외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경찰에 체포된 범인은 살인미수와 노인 폭행, 주거침입, 둔기 폭행 등의 혐의로 구금된 상태다.
현지 언론은 범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20년 대선, 1·6 의사당 난입사건 관련 음모론 게시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반대하는 극단적 정치 이념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이후 몇 년간 특정 인물을 비방하는 정치적 수사나 가짜 뉴스와 함께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협박 사건이 급증했다면서 “최근 미국 정치에 만연했던 극단주의를 재차 상기시킨 이번 사건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에 출마한 다수 공화당 후보가 패배 시 불복할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선거 이후 정치적 혼란과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짐에 따라 “미국의 민주주의 자체가 위험에 처했다”고 진단했다.